[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부가 해양 플랜트 '기자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기자재 기업의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핵심 원천 기자재 개발 등을 통해 현재 20% 수준인 기자재 국산화율을 2020년까지 3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산화 개발이 완료된 제품을 로열 더치 쉘과 토탈 등 해외 메이저사의 벤더 리스트에 등재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지식경제부는 13일 ▲기자재 산업의 시장 진출 확대 ▲핵심 기자재 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 ▲시험인증 기반·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해양 플랜트 기자재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지경부는 한국가스공사를 통한 20년 장기 가스 도입 계약을 레버리지로 활용해 벤더 리스트에 미등재된 품목을 중심으로 오일 메이저에 등록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지경부는 이날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국가스공사,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해양 플랜트 기자재 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자재 결정 권한을 가진 해양 플랜트 발주처인 쉘과 토탈 관계자도 참석해 자사 벤더 리스트에 한국 기자재를 등재하는 것에 적극 협력키로 약속했다. 벤더 리스트에 등록이 되지 않은 제품은 수출 자체가 불가능한데 통상 (등록까지) 1~3년여 소요된다고 지경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경부는 또 국산화율이 낮고 개발 시 파급효과가 큰 100대 전략 품목을 선정해 '해양 플랜트 기자재 기술 개발 로드맵'을 올 상반기 중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100억원), 동남광역권선도사업(200억원) 미래산업선도기술사업(2430억원) 등을 통한 기술 개발 지원 규모도 확대한다.
올 하반기에는 부산 미음지구에 해양 플랜트 기자재 전담 연구기관(해양 플랜트 기자재 R&D 센터)을 개설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고급기술 전문 인력 양성 센터도 세운다.
윤상직 지경부 1차관은 "해외 오일 메이저사가 벤더 리스트 등록을 비롯해 국내 해양 플랜트 기자재 산업 발전에 협력하겠다는 의사 표시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원가의 52%가량을 차지하는 기자재는 발주처의 보수적인 구매 관행 등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해 정부와 조선사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MOU에는 협력사 등록 지원 협력을 포함해 등록 절차에 대한 설명회 개최, 기술 개발 및 교류 협력 강화, 한국 기자재 장착 노력 등이 포함돼 있다"며 "세계 해양 플랜트 시장의 성장과 우리 기업의 수주 확대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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