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머니마켓펀드(MMF)가 시장에 등장한지 40년만에 가장 심각한 규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MMF의 안정성 담보를 위해 선제적인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SEC의 의도는 MMF가 유럽은행들의 단기자금 창구역할을 해온 만큼 사전에 위험 요소를 방지해 시장의 충격을 덜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SEC내부와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MMF는 만기 1년 미만의 기업어음(CP), 콜 등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SEC는 지난해 말 이후 고려해온 MMF 규제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 샤피로 SEC위원장은 지난해 10월 한 컨퍼런스에서 "심각한 금융위기가 발생시 MMF의 대응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이후 지속적으로 MMF 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SEC의 의도는 MMF가 손실을 방지를 위해 유럽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여 은행들의 유동성문제가 불거지자 아예 MMF 제도를 손질 하려하는 것이다. 미국내 MMF시장의 투자 규모는 2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샤피로 SEC위원장은 MMF시장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두가지 조치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MMF 운용사들이 펀드 자산의 1%를 대규모 자금 유출(펀드런)에 대비해 유동성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과 투자자의 환매 요청이 있은 후 30일간 투자자산의 3% 지급을 유예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와 SEC 일부 위원들도 MMF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어 규제안이 현실화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 210년 SEC는 새로운 MMF 규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신용 기준의 강화와 펀드 만기 축소, 새로운 유동성 강화방안등이 포함됐다.
새로운 규제가 공식화 되기 위해 SEC는 5명의 위원중 3명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SEC의 신임 위원인 앤 갤러허는 "이번 문제는 이미 2010년에 SEC가 충분히 다룬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새로운 조치를 취할만한 근거가 되는 수치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찬성 입장인 일부 위원도 하나의 방안에만 표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SEC가 지난 2010년 이미 규제 강화 조치를 취한 만큼 새로운 규제가 시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운용업계도 SEC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면 투자자들이 MMF에서 자금을 대거 환매해 은행으로 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운용사중 하나인 피델리티는 "MMF 순자산가치의 변동이 허용될 경우 투자자의 절반이상이 투자 금액의 일부나 전부를 다른 자산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미국 상공회의소는 9일 MMF 규제 방안 도입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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