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엔화 앞에서 기가 꺾인 달러가 조만간 역전극을 펼칠 수 있을까.
비록 지금은 엔화 앞에서 달러의 가치가 추락한 상황이지만 ▲위험 자산 선호현상의 회복 ▲일본 기업들의 일본 밖 투자 급증 ▲외환 시장의 기술적 요인 등으로 조만간 달러가 엔화 대비 강세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외환 트레이더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엔화에 대한 달러의 약세가 조만간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 그 속도는 느리게 진행될 것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겪고 있는 부채 위기가 세계 위기로 심각할 정도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전제 하에서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영국 은행 로열 뱅크오브 스코트랜드(RBS)의 히라노 아츠시 선임 외환딜러는 "달러화는 완만한 속도로 가치가 상승해 3월께는 1달러당 80엔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지금 이 순간 놀랄 만큼 위험 자산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 달러·엔 환율은 77.43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31일에는 75.31엔을 기록해 엔화 가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었다. 그동안 일본이 사실상 제로 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실망스런 경제 전망을 내놨지만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붕괴 이후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엔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엔화가치는 계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반면 달러는 미 정부의 적극적인 양적 완화정책 아래 최근 3년간 가치가 30% 이상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투자자들은 세계 주요국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고 글로벌 주식, 채권 같은 위험 자산 투자에 관심을 두고 있다. 도쿄 미쓰비시 UFJ 은행의 사하라 미츠루 외환 딜러는 "결국엔 투자자들은 그들의 돈을 (안전하지만) 낮은 수익을 가져다 주는 엔화 기반 자산에 장기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이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악화 대응책으로 그동안 축적한 엔화를 실탄으로 한 일본 밖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향후 엔화 앞에서 위축된 달러의 가치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또 일본이 지난해 1980년 이후 31년만에 첫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앞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엔화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리고 일본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외환 딜러들은 외환 옵션시장에서 앞으로 달러화가 강세 행진을 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히 늘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달러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비(非) 일본계 헤지펀드들이 이미 달러 콜 옵션을 매수하고 달러 풋 옵션을 매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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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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