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중국은 부재중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스위스의 다보스에서 25일(현지시간) 제42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고위층 인사가 대거 불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다보스포럼 참석자 리스트에서 중국 정부, 국유기업, 정부 관련 기관 등에서 이번 회의에 총 63명이 참석해 지난해 참석자 수 66명 보다 줄었다고 보도했다. '20세기 자본주의는 21세기 사회에서 실패하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다보스포럼의 첫 토론에서 일부 경제계 리더들이 중국형 국가 자본주의 모델의 장점을 인정할 정도로 중국의 위상이 커진 상황에서 WSJ은 특히 중국의 정치적 고위급 인사를 포함해 기업 총수들이 대거 빠진 점에 주목했다.

이번 다보스포럼 참석자 가운데 최고위급 인사는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부주임이다. 1979년 WEF의 공식 구성원이 된 이후 매년 총리 또는 부총리급을 다보스포럼에 보내 온 중국이 올해는 30여년만에 처음으로 차관급 인사를 정부 대표로 참석시킨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중국의 대규모 부양책에 관심이 집중됐던 2009년 원자바오 총리가 참석했던 것과 2010년 차기 총리로 지목된 리커창(李克强) 부총리가 참석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다보스 포럼에는 총리, 부총리 급이 아닌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장관이 최고위급 인사로 참석했지만 국유기업 총수들이 대거 함께 출동하며 세계 경제에서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증명했다.

그러나 올해 참석자 명단에는 중국의 국유 에너지, 은행권 총수들의 이름이 줄줄이 빠졌다. 그나마 참석자 명단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국유기업 총수로는 쑨야팡(孫亞芳) 화웨이(華爲) 회장, 하이난 항공을 거느린 중국 HNA 그룹의 천펑(陳峰) 회장 등이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 내로라 하는 국유기업 총수들이 대거 불참한 것은 회의 개최 기간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ㆍ설) 연휴와 겹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춘제 연휴를 감안해 다보스 포럼 개최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주최측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올해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둔 중국 내 민감한 정치상황 때문에 정부 고위급 인사가 외부 행사에 참석을 꺼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