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칼라일 그룹은 대표적인 글로벌 사모펀드(PEF)로 기업인수합병(M&A)·부동산, 자회사 알프인베스트를 통한 모태펀드 운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칼라일의 운용 펀드는 84개, 운용자산은 1500억달러다. 직원 수는 약 500여명의 투자전문인력을 포함해 890명이고 미국·유럽·아시아 등 20개 나라에 지사를 두고 있다. 칼라일이 투자한 전세계 기업들의 직원 수를 합치면 41만5000명에 이른다. 투자미디어그룹 PEI가 집계한 2011년 세계 사모펀드 순위에서 칼라일은 TPG캐피털과 골드만삭스캐피털파트너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칼라일은 1987년 윌리엄 콘웨이, 스티븐 노리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대니얼 대니얼로, 그렉 로젠바움 5명에 의해 세워졌다. 이들의 경력도 다양했다. 루벤스타인은 지미 카터 대통령의 정책보좌관 출신이었고 콘웨이와 대니엘로는 매리어트 등의 기업에서 재무책임자를 역임했다. 로젠바움과 노리스가 나가면서 오늘날 칼라일은 콘웨이·루벤스타인·대니얼로 세 사람의 공동창업자가 이끌고 있다.
칼라일은 에너지·발전, 부동산, 테크놀로지, 리테일, 통신, 운송,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설립 이후 700건이 넘는 투자 실적을 올렸다. 던킨도너츠·배스킨라빈스로 유명한 던킨브랜즈, 글로벌 자동차부품공급업체 메탈다인, 생명공학연구소 PPD, 렌트카 헤르츠, 반도체기업 프리스케일 등이 칼라일이 인수한 기업이다.
특히 초창기에는 미 정계 인맥을 통해 방위·군수분야 투자가 활발했다. 1997년에는 유나이티드디펜스같은 대형 방산업체를 인수해 뉴욕증시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이는 부시행정부 집권과 9.11테러 이후를 거치면서 ‘유착설’에 휩싸인 이유이기도 하다. 부시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해 온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오사마 빈 라덴과 부시 가문의 연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들의 자금을 칼라일이 운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부시 전 대통령(43대)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41대)이 칼라일의 고문으로 활동한 적도 있다.
칼라일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외환위기가 터진 뒤인 2000년 11월 칼라일은 한미은행을 인수했고 3년후 씨티그룹에 팔아 8000억원 가까운 엄청난 이익을 챙겼다. 이를 주도했던 인물이 당시 칼라일 아시아 대표를 역임했던 김병주 MBK파트너스(현재 국내 최대 PEF) 회장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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