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경선에 나선 박지원 후보와 이인영 후보는 9일 세대교체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검증된 리더십'을, 이 후보는 '젊은 대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두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격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박 후보였다. 그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가진 분은 대통령 후보로 가는게 좋다"며 "당대표는 어디까지나 경험과 투쟁력을 갖춰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민주통합당은 노동계, 시민사회, 혁신과 통합 등 여러 세력이 모여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해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킬 경륜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젊은 유권자들은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른 한 손엔 투표용지를 들고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에 주목하고 새로운 인물, 새로운 가치, 또 새로운 문화로 승부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과거의 인물, 오래된 인물을 내세운다면 국민들이 바로 실망한다"면서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당 지지도를 한나라당보다 4%포인트 앞선 35%까지 끌어올렸다"고 부각하자, 이 후보는 "지난해 4ㆍ27 재보선, 무상급식 주민투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3번의 중요한 선거에서 감독이자 연출자였다"고 응수했다.
두 후보 모두 최근 디도스 사건과 측근비리 문제 등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는 "제1야당으로서 선명성, 투쟁성이 부족했다"며 "우리가 보다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임할 때 이런 문제들을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금 민주당의 무력감을 보면 현 지도부를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에게 우리 당의 존재감을 확인시킬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피력했다.
통합 과정에서 반통합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박 후보는 "제가 나서서 열린우리당 때의 분당의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았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이제 책임이 아니지만 제가 국민들에게 사과드렸다"고 밝혔다.
486 세대도 쇄신의 대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 후보는 "더 일찍 복지에 대해 생각하고 더 일찍 노동에 대해 생각하고 더 일찍 경제정의에 대해서 생각하고 실천했어야 한다"면서 "젊은 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두 후보는 총선 인적쇄신의 필요성과 호남의 공천혁명에 대해 뜻을 같이 했지만, 박 후보가 "노장청(노인·장년·청년) 조화"를 강조한 반면 이 후보는 "연고 중심에서 가치중심 공천으로의 변화"를 역설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