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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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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란산 석유 금수 잠정 합의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전 세계에 공급되는 석유의 40% 정도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기 때문에 이란의 위협대로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가 배러 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핵 개발 의혹이 있는 이란이 최대 원유 해상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미국·유럽연합(EU)가 제재에 나서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EU회원국들이 이란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제제에 잠정 합의했다. 이란산 석유 의존도가 높은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이란산 석유 금수 조치를 추진하기로 27개 EU 회원국 간에 원칙적인 합의가 가능해진 것이다.


EU외무장관들은 오는 30일 이란산 원유금수 조치와 금융권 동결 등의 제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마이클 만 EU대변인은 이날 “이란에 대한 제재는 원유와 금융권에 대해 전 방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능성, EU가 이란 석유금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도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뛰었다. 4일 북해 브렌트유는 2월 인도분 선물이 1.4% 상승해 배럴당 113.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3-4일에만 5.89% 뛰었다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뉴욕의 서부텍사스유도 2월 인도분이 0.25% 상승해 103.22달러를 기록해 지난해5월 10일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 이틀 새 상승폭은 4.4%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중 35%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특히 국내 원유 수입량의 82%가 이 해협을 따라 국내로 반입된다. 이란산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 등 다른 지역산 원유와 비교해 배럴당 3달러 이상 싸기 때문에 국내 정유사들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않다.


FACT 글로벌 에너지의 로이 조던 연구원은 “많은 나라 경제가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해협이 봉쇄되면 심각한 석유 충격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UPI는 이란이 그간 여러 차례 호르무즈 봉쇄를 위협했지만 한 번도 실행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유조선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다면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란은 실익보다는 피해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조지타운대 에너지 연구팀도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 회견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자국 경제도 타격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각에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고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원유 증산 채비를 마쳤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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