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던진 화두는 '안정'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양대 선거, 북한 리스크, 이란 사태 등 '4중 위기' 상황에서 성장보다는 안정에 정책의 중심을 두겠다는 의미다. 대내외 불안요인이 큰 상황에서 기업들마저 위축돼 소극적 방어경영으로 일관하면 낮은 경제성장에 일자리 창출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한국 경제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적극적 공격경영을 다짐하고 있어 기대를 걸게 한다. 삼성은 지난해 43조원에서 올해 50조원 안팎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도 사상 최대인 1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도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GS는 그룹 출범 이후 최대인 3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투자를 줄여야 하지만 경제상황을 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 다른 기업들도 더 투자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대통령이 직접 기업 총수를 만나거나 정부가 독려하지 않는데도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 확대와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이다.
기업 총수들의 각오도 남다르다.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실패는 삼성인의 특권임을 강조한 이 회장은 '3신(新)-신사업ㆍ신제품ㆍ신기술'에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소외계층을 보살피는 사회공헌과 협력업체와의 공생발전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틀을 바꿀 수 있는 큰 투자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핵심 사업의 체질 강화를 역설했다.
관건은 실천이다. 기업들은 실제 투자를 늘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냄으로써 동반성장과 사회공헌의 다짐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공격경영은 미래를 대비하는 최선의 전략이다. 지난 몇 년 국내 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 과감한 투자 확대를 통한 공격경영의 대가다.
기업들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정치권과 정부 몫이다. 양대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반기업적 규제와 부담을 지우는 포퓰리즘적 경쟁을 삼가야 한다. 대외 불안요인에 대내적 불확실성을 더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