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산파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 23일 '1호 한국형 헤지펀드' 12척이 닻을 올렸다. 예상보다 적은 1500억원 규모로 출발선에 섰지만, 안정되는 시기가 문제일 뿐 헤지펀드 시장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올 한해 증시 변동성이 극심했던 만큼,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기 때문이다.
한국형 헤지펀드가 항해를 시작하기까지의 여정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역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확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금융위원회 송년 모임에서도 2004년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만들었을 때를 회상하며 헤지펀드 얘기를 꺼냈다. 당시에도 지금의 헤지펀드처럼 PEF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의 PEF는 그 규모만 30조원에 달하고, 국내 가장 우수한 금융인력들이 우글거린다는 것. 헤지펀드의 미래를 현재 PEF의 모습에서 찾은 셈이다.
김 위원장은 '헤지펀드가 우리 금융의 미래 먹거리이자 투자은행(IB)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섭취해야할 자양분'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가 어려워 보이자 헤지펀드만 분리해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까지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헤지펀드가 올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음에도 내년, 또 그 이후의 성장을 더 기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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