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승용차와 트럭에 에어백에서 충돌방지 시스템까지 각종 전자기기들이 장착되면서 사이버 공격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발간되는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일례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등이 러시아워에 자동차 수천 대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마비시킬 경우 대규모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와 워싱턴 대학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요즘 차량들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제너럴 모터스(GM)의 쌍방향 텔레메틱스 온스타 등으로 연결돼 원격 조작이 가능해졌다.
테러분자가 차량 수천 대의 브레이크를 동시에 조작해 혼란을 일으키거나 산업스파이가 운전 중인 기업 임원의 전화를 도청하고 차량 절도범이 목표 차량의 위치를 확인해 훔쳐갈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경고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진은 2010년 차량 타이어 압력 경고 시스템이 무선으로 운전자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차량이 갑자기 멈추면 뜻하지 않게 강도에게 희생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버보안업체 매카피의 보안전문가 라이언 퍼메는 "범죄집단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원격으로 한꺼번에 자동차 수천 대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공매도란 특정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리라는 예상 아래 주식을 빌려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되사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최근 자동차의 편의성ㆍ안전성ㆍ오락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차량에 각종 첨단기기를 장착하고 있다. 고급 승용차의 경우 내부 온도조절 장치, 자동주차와 충돌방지 장치 등 내장 컴퓨터 기기가 70가지를 넘는다.
자동차 해킹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각종 대책이 모색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빈스 무니커 대변인은 "이런 점에 대해 컴퓨터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정보기술(IT) 책임자 리치 스타라더도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해 각종 예방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최근 성명에서 "해킹 공격의 잠재 위험을 인식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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