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전쟁 | 외국계기업
외국계 기업들은 인재를 채용하는 최우선 기준으로 ‘경험’을 꼽았다. 경력은 물론이지만 신입도 다양한 사회 경험을 중시했다. 가장 기본적인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인턴, 그리고 자신만의 여행 등 그 경험이 직무에 연결할 수 있는 요소들을 눈여겨봤다. 이런 밑바탕은 책임 의식을 기르고 인재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더욱 더 엿볼 수 있다는 결론이다.
듀폰코리아 - “과학적 탐구정신·조직적응력이 우선”
‘위대한 세계적 회사는 인재를 소중히 함으로써 만들 수 있다.’ 화학에너지 전문기업인 듀폰의 인재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1802년 화약회사로 출발한 듀폰은 1920년부터 화학물질과 에너지산업분야 진출을 시작으로 과학 솔루션을 기반으로 식품, 의류, 안전과 보호, 건축, 전자, 운송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진출했다.
기업의 긴 역사만큼 듀폰의 인재상은 끊임없는 과학적 탐구정신을 요구한다. 변화와 혁신, 발견을 이념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듀폰 본사는 뛰어난 인사관리 시스템을 가졌다. 해외연수와 사내교육, 해외 파견근무, 사외 전문기과 위탁 교육 등을 통해 직원 스스로 자질을 개발하게 한다. 심지어 주요 경영프로그램은 직원협의회를 통해서 경영진과 직원 모두의 의견 수렴을 통해 시행한다.
또 여성 직원을 포함해 전 직원의 성장과 진일보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우먼 네트워크’도 조성돼 있다. 듀폰코리아의 인재 가치도 이 범주에서 출발한다. 안전, 보건, 환경, 윤리, 직원 존중이 중심이다. 다양한 능력도 중요하지만 듀폰이라는 회사에 대한 이해와 조직에 잘 융합하는 직원 선발이 큰 뼈대다.
다양한 산업소재를 취급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이공계 영업과 마케팅 직원을 선호하며 대부분 수시채용이다. 듀폰코리아는 매년 30~40여명의 직원을 채용한다. 대부분 경력직 위주다. 또 ‘경력’과 ‘어학능력’을 먼저 본다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이 우선 채용 대상이다.
듀폰코리아 김숙경 이사는 “사원 채용 시 중요한 것은 듀폰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지를 본다”며 “특히 듀폰에서 성장할 잠재적 가능성은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우선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알카텔루슨트 - “성장잠재력·경험을 중시”
통신솔루션 제조회사인 알카텔루슨트는 알카텔과 루슨트테크놀리지가 2006년 합병해 새롭게 출범한 회사다. 유선과 무선, 컨버전스 브로드밴드네트워킹, IP기술,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130여개국에서 7만9000여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 업계에서는 가장 숙련된 조직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카텔루슨트 코리아는 주요 회사 경영 방침 중 하나로 인재 양성을 꼽고 있다. 채용 못지않게 직원들의 경력 관리나 계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알카텔루슨트 코리아 인재 채용은 ‘창의성과 도전, 책임 의식’을 바탕으로 ‘경험’을 중시한다. 면접에서도 ‘잠재성’을 최우선 과제로 창의력과 성실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보고 있다.
스펙의 경우도 경력 위주로 인성과 적성을 먼저 본 뒤 어학 능력을 살펴볼 정도. 회사 특성상 팀워크를 매우 중시하는 만큼 협력을 하는데 문제가 있는지가 그 대상이다. 채용의 마이너스 요인으로는 ‘팀워크를 해칠 수 있는 사람’을 가장 먼저 꼽는다.
채용 방식도 헤드헌터 등 전문가 집단에서 추천받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 대내외 채용공고나 주변 관계자들에게 소개를 받는 방식으로도 진행한다.
알카텔루슨트는 사내에 ‘알카텔루슨트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을 두고 있다. 대학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선별해 경력과 기술 또는 관리 등 본인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경력 개발 경로를 성공적으로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알케텔루슨트 코리아 금정원 부장은 “우리 회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험이다”며 “신입부터 경력직까지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를 본다”고 밝혔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 “회사가치 높일 리더십 보유자”
전력관리 전문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2012년 신규 채용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인재 채용의 관문은 상시적으로 열어 놨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인재 채용 모토는 “리더가 되려는 사람과 되고 싶은 사람”이다. 이 때문에 인재 최우선 기준으로 ‘회사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항상 열려 있는 마음가짐에 다양한 사회 경험을 한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전 세계 120여개 이상의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전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10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근무 중이다. 이로 인해 어떤 회사보다 다양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런 조직문화에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수용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재창조할 수 있는 전문가가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생각하는 인재상이다.
반대로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자기 고집과 전문 지식만을 내세워 팀워크를 해치는 성품을 가진 사람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채용 기준은 4년제 대졸 사원 대상이지만 어학성적이나 학점에는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실제 업무 능력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히려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경력을 중시하는 편이다.
이 회사의 채용 가운데 또 다른 특징은 ‘직원 소개’ 제도다. 경력에만 해당되지만 내부 직원의 소개를 최우선으로 하고, 이 직원이 채용됐을 경우 소개한 직원에게 격려금까지 지급한다. 회사는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고 직원들도 회사를 위해 인재 확보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다.
신입의 경우 당장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적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배워나갈 수 있는 자세를 가진 인재상을 원한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고 이를 업무에 바로 적용하고 인정받으려는 자세의 인재는 사양한다는 뜻이다. 슈나이더의 면접은 1대1 면접법을 쓴다. 지원자의 인성과 능력 그리고 대처 능력 등을 종합 평가한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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