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20일(현지시간)뉴욕 증시가 미국과 독일의 경제지표 호조가 어우러져 3% 안팎의 급등세를 보이며 상승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7% 오른 1만2103.51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2.98% 상승한 1241.30에, 나스닥 지수는 3.19% 오른 2603.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로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첫 3년만기 장기대출에 따른 유동성 개선 기대감으로 스페인의 단기 국채 입찰이 성황리에 마감되면서 유통금리도 안정됐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기업 경기신뢰지수가 두 달 연속으로 개선됐고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이 최근 1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특히 상승세가 이어지자 일부 매도세력들이 숏커버에 나서면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최근 부진했던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주택지표 호조로 건설관련주들도 동반 상승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주택지표 호조로 주택 건설업체인 레너와 비저가 각각 6.32%, 15.09% 급등했다. 주택관련 자제를 판매하는 소매업체인 홈디포도 4% 이상 상승했다.
금융주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전날 5달러 밑으로 급락했지만 이날 3.71% 반등했고, 제프리스는 주당 7.5센트 분기 배당을 발표한 덕에 22.88%나 폭등했다.
도이체텔레콤으로부터 T모바일 지분을 취득하는 딜을 종료한다고 발표한 AT&T는 1.32% 상승했다. 경쟁사인 스프린트넥스텔도 9.26%나 올랐다.
시스코가 4.04% 올랐고 캐터필러는 5.13% 상승했다. 통신과 소비재관련주가 부진한 가운데 코카콜라와 버라이존이 그나마 1%씩 올랐다.
반면 레드햇은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인해 8.9%나 하락했다. 블랙베리를 만드는 리서치인모션(RIM) 역시 매출이 5분기 연속으로 줄었다는 소식에 2.87% 하락했다.
◆美하원, 소득세율 감면연장안 거부
미국 하원이 지난주 상원을 통과한 급여소득세율 감면 2개월 일시 연장안을 거부했다. 향후 협상에 따라 내년 1월부터 미국 가계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이날 급여소득세율 감면 연장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229표, 찬성 193표로 이를 부결시켰다. 모든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하고 공화당에서도 7명의 이탈표가 있었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을 극복하지 못했다. 또 상원과 함께 다시 급여소득세율 감면을 1년 더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협의하자고 요구했다.
이날 하원 세출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이빗 캠프 공화당 미시건주 의원은 "경제가 너무 어렵고 미국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다"며 "1년간 완전한 감면 연장이 필요하며 우리에게는 2주일간의 추가 논의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여전히 합의 가능한 수준에서 2개월간 일시적으로 감면안을 연장한 뒤 장기적인 추가 감면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하원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일단 2개월 감면 연장안부터 통과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협상에 나설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피치, 伊·佛·스페인 19개 은행 강등 `경고`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가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의 19개 은행에 대해서도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유니크레딧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로 강등했다. 평정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 펀더멘털이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 신용등급도 `F1`에서 `F2`로 한 단계 내려고 `부정적 관찰대상`에도 등재시켰다.
피치는 아울러 이탈리아의 최대 소매은행인 인테사 상파울루과 3위 은행인 방카몬테, UBI방카 등 7개 은행에 대해서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피치는 스페인의 방코 산탄데르와 BBVA, 카이샤방크 등 8개 주요 은행들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프랑스의 소시에떼제너럴(SG), BPCE그룹, 덱시아크레디 등 4개 은행에 대해서는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美 주택착공, 1년 7개월만에 최대증가
미국의 신규 주택 착공건수가 1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선행지표격인 건축 허가건수도 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였다.
이날 미 상무부는 11월중 주택 착공건수가 전월대비 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0월의 2.9% 감소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증가율 기준으로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 착공의 선행지표인 건축 허가건수 역시 68만1000채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63만5000채를 웃돌았다. 10월의 64만4000채보다도 높았고 최근 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가율은 5.7%를 기록했다.
스테이트스트릿글로벌마켓의 존 허먼 스트래티지스트는 "새로운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건축비용도 크게 낮아지면서 개선세가 확인되고 있다"며 "주택경기가 바닥으로부터 반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국채입찰 `성황`..ECB 장기대출 기대
스페인 단기 국채 입찰이 성황을 이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하는 첫 3년만기 장기대출 입찰 기대 덕이었다. 이에 따라 유로존 국채시장도 안정을 찾고 있다.
이날 스페인 정부는 총 56억4000만유로(73억6000만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최대물량인 45억유로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만기 장기대출 첫 입찰을 앞둔 기대로 낙찰금리도 하락했다.
3개월만기 국채가 평균 낙찰금리 1.735%를 기록했다. 앞선 지난달 입찰에서는 5.11%였다. 6개월만기 국채는 2.435%에 낙찰돼 역시 한 달전의 5.22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입찰액대비 응찰규모 역시 3개월만기 국채는 2.86배를 기록해 한 달전의 2.85배보다 약간 높았고 6개월만기 국채는 4.06배로 한 달전 4.92배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獨 기업 경기전망 호조..두달째 개선
독일 기업들의 향후 경기 기대가 예상밖의 호조세를 보였다. 내년도 경기 침체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날 독일 IFO경제연구소는 12월중 기업 경기신뢰지수가 107.2를 기록, 지난달의 106.6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두 달 연속으로 증가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106을 상회한 것이다.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한 지수는 116.7로 전월과 같았지만, 향후 경기 기대지수는 97.3에서 98.4로 높아졌다.
다이와캐피탈마켓의 토비어스 블래트너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경제가 폭풍우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업들의 수주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임금 협상 합의로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도 커지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등으로의 수출 호조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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