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中가구시장 공략 앞두고 시안·연안 출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최대 가구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양하 한샘 회장(사진)은 지난 17일 회사 임원진 10여명과 함께 중국 출장을 떠났다. 내년도 사업계획을 구상하기 위한 출장이지만 더 중요한 목적은 따로 있다.
총 나흘간 예정된 이번 출장에서 최 회장 일행이 둘러보기로 한 곳은 시안과 연안 일대. 중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꼽히는 공산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2013년부터 중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방문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올초 팀장급 인원 전원이 비슷한 목적으로 중국 상하이 일대를 둘러보기도 했다. 내년 초에도 비슷한 출장을 계획중이다. 회사의 이같은 현지공부방법은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론과 맞닿아 있다. 조 명예회장은 평소 현지인들의 생활습관이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이같은 지피지기(知彼知己)론은 중국시장 진출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최근 국내진출설로 관심을 끌고 있는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IKEA)나 국내 경쟁업체는 물론 자신들의 장단점에 대한 분석도 빠삭하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케아가 전 세계 협력업체들에 보장하는 마진이 5% 수준임에도 환영받고 있는 건 생산공정·자재구입 등 원가경쟁력과 관련한 부분을 이케아가 직접 컨설팅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90년대까지 국내 최대 가구업체로 꼽히던 보루네오가구의 사세가 기운 건 제조업체로 특화된 점을 찾지 못하고 무리하게 외형을 확장한 데 따른 것"이라며 "우리는 잘 할 수 있는 부엌가구 일부만 직접 만들고 나머지는 협력업체를 통해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부엌가구를 비롯해 다양한 가구제품 전반을 다루는 한샘은 직접 생산 비중이 4분의 1이 채 안된다.
최 회장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달성해야 할 또 다른 선결과제는 매출액 1조원의 외형. 그만큼 판매하고 그에 맞는 수익을 내야 몇년간 손해를 보더라도 중국시장에서 견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매출액이 597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2, 3년 내 쉽지 않은 수치지만 최 회장은 충분히 자신 있다는 투다.
그는 "내년 경기가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런 위기가 우리에겐 더 기회"라며 "올해보다 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앞으로 3년 내 국내 첫 1조원 가구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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