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 등 후방산업도 휘청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 철근공인 노형길(59)씨. 일당 15만원을 받는 그는 요즘 한 달에 일을 나가는 날수가 열흘이 채 안된다. 한달에 100만원 남짓한 벌이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노씨는 "30년 넘게 건설밥을 먹고 있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건설로 먹고 사는 서민들의 생활도 파탄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개는 하루를 벌어야 먹을 것을 해결할 수 있는데 일감이 많이 줄면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산업이 무너지게 되면 전반적인 경기 위축은 물론 서민들의 고통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의 생산유발계수는 2009년 기준으로 2.129이다. 건설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 2129억원 어치의 생산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이는 전산업 평균(1.955)보다 높다. 건설업의 취업유발 효과도 매출 10억원당 17명으로, 업종ㆍ지역별 편차가 큰 제조업(10억원당 5.9~20.4명)에 비해 안정적이다.
그런데 요즘 건설경기 침체로 이른바 '건설 후방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건자재업계는 물로 시멘트ㆍ레미콘ㆍ조경업계까지 불황을 면치 못하는 것.
주택 거래시장 침체로 이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삿짐업체와 인테리어업체, 부동산중개업소 등의 폐업ㆍ휴업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수도권에서 폐업ㆍ휴업 등록한 중개업소는 총 7896곳으로 신규 등록업체(7094곳)보다 많았다.
권오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건설 후방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영세 업체들의 경우 연쇄 도산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권의 대출 지원과 대출금 만기 연장 등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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