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섬유는 날개달고 농축산업은 치명타 맞아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내년 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자동차와 섬유 산업계는 활짝 웃고 있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축산업계는 울상이다.
한미FTA가 가장 반가울 업종은 자동차 산업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 업계는 많은 전문가들이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는 분야다. 화물차를 뺀 자동차 관세(2.5%)는 내년 1월 협정 발효 후 4년 뒤에 철폐되지만, 자동차 부품의 관세(2.5~10%)는 발효 즉시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일본과 중국산 부품의 수입 비중이 높지만, 이들은 미국과 FTA 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관세를 물어야 한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조사 보고서에서 미국의 자동차 빅3는(GM·포드·크라이슬러)는 "한미 FTA가 발효되면 한국산 부품 구매를 늘리겠다"고 했다.
자동차 부품처럼 관세가 즉시 사라지는 섬유 산업도 대표적인 수혜 업종이다. 섬유 산업에선 품목에 따라 10%를 넘는 높은 관세가 붙지만, 앞으로는 화섬 스웨터(32%)나 산업용 장갑(13.2%)을 무관세로 팔 수 있다. 국산 산업용 장갑은 중국, 멕시코산보다 값은 10%정도 싸고, 품질은 우수해 미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미국산 면화를 수입한 뒤 가공해 되파는 면직 산업계도 미소짓고 있다. 싼 값에 원료를 들여와 되팔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중국산 제품과 한 번 붙어볼 만 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축산업 분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한미 FTA 발효 이후 15년 동안 농축산업에서만 12조원에 이르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서 절반 이상은 축산업계가 감당할 몫이다. 미국식 대량 생산 시스템을 따라잡기 어려운 축산업계는 15년 동안 약 7조3000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과일(3조6162억원)과 채소 및 특작물(9829억원), 곡물(3270억원) 농가의 피해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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