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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분식회계 의혹’ 드러나.. 사태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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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종합광학기기업체 올림푸스의 지난 2006~2008년 기업인수 관련 자금 의혹은 손실을 은폐하기 위한 사실상의 분식회계였음이 드러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8일 도쿄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지난 1990년대부터 유가증권 투자 등에서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후 손실 계상을 미루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논란이 됐던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 인수 당시 자문사에 지급한 보상이나 우선주 환매 수익, 일본 내 중소업체 3곳의 인수자금 등은 투자펀드 여러 개를 통해 손실을 메우는 데 쓰였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제3자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카야마 슈이치(高山修一) 올림푸스 사장은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모리 히사시(森久志) 부사장을 손실 은폐의 책임을 물어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야마다 히데오(山田秀雄) 상근감사위원은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다카야마 사장은 분식회계가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매우 부적절한 회계 처리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다카야마 사장은 이날 발표한 이유에 대해 “지난 27일 회견에서는 자금흐름과 인수과정은 적절했다고 말했지만 7일 모리 부사장으로부터 회계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공개하게 됐다”면서 “이같은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소재에 대해 다카야마 사장은 “기쿠가와 쯔요시(菊川剛) 전 회장 겸 사장, 모리 부사장, 야마다 상근감사가 현재 제3자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련 책임자가 더 나오는 대로 밝히겠다”면서 세 사람에 대해 “필요하면 형사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해임됐던 마이클 C. 우드포드 전 사장을 복직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해임 조치를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으며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당장 사임하지는 않으나 “적절한 시기에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올림푸스는 우드포드 사장의 해임에 대해 경영 노선의 차이에 따른 갈등이라고 밝혔으나 우드포드 전 사장은 지난 2008년 올림푸스가 자이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문사에 비정상적으로 과다한 비용이 책정되는 등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사라진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문제제기했다가 부당하게 보복성 해임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문제가 된 인수는 모두 4건으로 2008년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 인수 당시 자문사에 수수료로 인수금액의 30%가 넘는 6억87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87억엔)를 지급한 것과 2006~2008년 사이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은 일본 국내 소규모업체 3개사를 총 735억엔에 인수한 것이다. 3개 업체는 인수 후 기업가치가 3/4이상 떨어졌으며 총 매출도 20억엔이 채 이르지 못했다.


한편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SESC)는 올림푸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만간 본격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SESC는 올림푸스의 제3자위원회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별도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악의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검찰에 형사 고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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