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社 골골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전문 금융회사나 일반 금융회사들이 고전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대출이 늘지 않는 데다 기존 대출금 연체율이 높아져 손실을 내고 있는 탓이다.
특히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영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은 미국 정부에 또 손을 벌려야 할 만큼 경영사정이 심각하다. 주택시장이 여전히 미국 경제의 최대 골칫거리임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4분기에 대규모 손실을 입은 프레디맥이 정부에 60억달러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고 4일 보도했다. 프레디맥은 3분기에 주당 1.86달러, 총액 44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3분기 주당 1.25달러, 총액 41억달러에 비해 손실 규모가 커졌다.
프레디맥은 3분기에 연체율이 늘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레디맥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94%로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90일 이상 연체 비율은 3.51%로 상승했다.
프레디맥은 추가 손실에 대비해 3분기에 36억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충당금 적립 규모는 1분기 20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프레디맥의 찰스 핼드먼 최고경영자(CEO)는 "취약한 고용시장과 불안한 경제가 계속해서 주택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모기지 금리에도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들은 관망하거나 임차를 선택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60억달러가 추가 지급되면 프레디맥에 지원된 구제금융 규모는 722억달러로 늘어난다. 미국 정부는 2008년 9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국유화한 뒤 총 169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정부는 2014년까지 51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유화 이후 프레디맥은 단 한 차례 올해 1분기에만 6억7600만달러의 이익을 냈다.
2008년 9월 국유화 이후 182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보험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도 모기지 투자 부문 손실과 아시아 부문 자회사인 AIA의 지분 가치 하락으로 3분기 41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대출 부문 자회사였던 알리파이낸셜은 모기지 부문 사업부인 레스캡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알리 파이낸셜은 3분기에 2억1000만달러의 손실을 냈는데 레스캡 손실분만 4억4200만달러였다. 알리 파이낸셜도 모기지 시장에 손을 댔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뒤 정부로부터 170억달러 구제금융을 받았다. 현재 미 재무부가 알리 지분 73.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알리 파이낸셜은 아직 정부 구제금융 자금을 갚지 못 했으며 올해 초 증시 재상장 계획을 밝혔으나 두 차례 연기했다.
미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09년 인수한 모기지 부문 자회사인 컨트
리와이드 파이낸셜을 파산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택 부문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주택 부문은 우리 경제가 좀 더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