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기업 간 운영체제(OS) 경쟁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산업을 벗어나 가전, 자동차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기업이 향후 예상되는 멀티 OS경쟁 구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일 '운영체제(OS) 주도권 경쟁의 확산과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임태윤 수석연구원은 "향후 OS시장은 컴퓨팅 기기의 수·종류가 많아지고 기술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과거 PC산업처럼 특성OS가 시장을 독점하기보다 멀티 OS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수석연구원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MS가 주도하던 OS 시장에 애플, 구글이 부상하는 등 지각 변동이 심화됐다"며 "IT 이외의 TV, 자동차 등으로 OS경쟁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그는 "OS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관련 분야의 사활을 좌우하는 플랫폼이 되므로 기업은 OS 주도권 경쟁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OS 독점력을 바탕으로 오피스 프로그램, 인터넷 브라우저 등의 시장을 장악한 MS의 영업이익률은 39%대로 PC 제조기업인 HP(8%), 델(7%)의 5배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임 수석연구원은 "현재 애플, MS, 구글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OS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애플은 자사 기기 간에 OS를 통일시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MS는 급성장 중인 모바일 OS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기기 제조업체인 노키아, 삼성, HTC 등과의 협력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윈도 OS와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시키는 등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구글은 모바일 OS인 안드로이드의 성공에 이어 PC 운영체제인 크롬 OS를 출시하며 기존 PC용 OS 시장을 장악해온 MS와 애플에 도전하고 있다"며 "안드로이드를 TV, 냉장고 등 가전뿐 아니라 ATM 등 산업용 기기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임 수석연구원은 "한국기업은 향후 예상되는 멀티 OS 경쟁 구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리스크와 부담을 최소화하고, OS 업체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OS뿐만 아니라 기기, 콘텐츠도 충분한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하드웨어에서의 우위를 유지하고, 콘텐츠·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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