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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국무회의 첫 신고..'준비 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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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울린 그가 왔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일 오전 7시44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으로 은색 카니발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청사 1층 출입문에 앞에 멈춘 카니발에선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 넘긴 중년의 신사가 걸어 나왔다.


"서울시장 당선 후 첫 국무회의인 만큼 인사를 드리고, 특히 서울시정이 중앙정부와 직결된 만큼 협력을 구하러 왔다" 미리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 선 그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양손을 공손히 앞으로 모은 채 또박또박 답변을 이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날 시장 당선 이후 처음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서 의결권은 없지만 언제든 배석할 수 있다. 서울시장 자리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1972년 12월부터 시작됐지만 참여정부 시절엔 소속정당이 다른 서울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하기위해 대통령령을 고쳤다. 당시 대통령은 노무현, 서울시장은 한나라당의 이명박이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령을 다시 바꿔 오세훈 전 시장은 2008년부터 국무회의에 참석해 왔다.


첫 번째 국무회의 참석임을 감안해 박 시장은 세심한 부분까지 '준비된' 모습을 보였다. 청사로 걸어들어온 박 시장은 곧바로 19층 국무회의장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는 국무회의실에 들어가 서울시장 자리를 확인했다. 서울시장의 자리는 김황식 총리를 중심으로 했을 때 맨 왼쪽 끝이다. 이후 박 시장은 티타임 장소로 향했다. 통상 국무위원들은 회의 직전 김황식 국무총리와 함께 접견실에 따로 모여 티타임을 가진 뒤 국무회의장에 입장한다.

국무회의를 주재한 김 총리는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박 시장이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것을 환영한다"며 박 시장에게 특별히 발언권을 줬다. 박 시장은 미리 준비한 A4용지를 꺼내 들고 인사말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주민들이 소통과 대화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국정에도 국민들의 소원과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행정에선 아직 낯선 일이 많은 만큼 여러 국무위원들의 도움을 얻도록 자주 찾아 뵙겠다"고 덧붙였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묵묵히 박 시장의 인사말을 들었다. 국무회의가 끝나자 박 시장은 곧바로 시청으로 향했다. 시민사회후보의 사상 첫 국무회의 참석은 이렇게 끝났다.


박원순 시장의 취임식도 관심사다. 박 시장과 측근은 취임식을 아예 열지 않는 방안부터 시작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취임식의 형식과 내용을 고심중이다. 취임식을 가져야 한다는 측은 어떤 형태로든 시민에게 시장으로서의 포부와 철학, 시정방향을 피력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관련 시청 등에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갖되, 박 시장의 스타일을 감안해 이를 SNS로 생중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시 청사에서 취임식을 하면서 트위터와 유튜브에 현장을 실시간 중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취임식 같은 형식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어 취임식 자체가 생략될 수도 있다. 취임식을 열 경우 초청장 발송과 장소 섭외 등 시간적ㆍ공간적 부담이 따르고 예산까지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중이나 어떤 형태가 되든 박원순 시장의 스타일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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