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3000만원짜리 TV'의 선택은?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덴마크 명품 가전업체인 뱅앤올룹슨(B&O)이 삼성전자 3D 방식의 우군으로 합류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 된 뱅앤올룹슨의 셔터글라스(SG)방식 3D TV가 삼성전자의 패널을 채택했다. 55인치 패널을 사용한 이 제품의 리모콘을 제외한 판매가는 2980만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동일한 크기 3D TV가격의 열배에 달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집약해 수공업으로 만든다는 뱅앤올룹슨의 원칙이 빚어낸 가격이다.

때문에 이 제품이 삼성전자의 SG 방식을 사용했다는 것은 삼성의 기술력이 그만큼 인정받았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뱅앤올룹슨은 삼성과 몇 차례 협업의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부품만큼은 까다로운 기준을 통해 매번 다른 거래선을 채택해 왔다. PDP TV는 파나소닉 패널을 사용했고 액정표시장치(LCD) TV 가운데 일부는 샤프의 패널이 적용됐다.

뱅앤올룹슨 관계자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은 특정 회사의 것을 고정적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시장에 나와 있는 것들 중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있는 부품을 선별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소니와 도시바를 비롯해 고가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패널을 사용하는 우군이 하나 더 늘어남으로써 SG방식은 프리미엄 3D 제품군에서 주도권을 쥐게 됐다. 자체 패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샤프와 파나소닉 등 상대적으로 고가제품군 중심인 일본의 가전업체들도 대부분 SG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최근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여가고 있는 LG의 편광필름패턴(FPR)방식은 중국시장을 축으로 저가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FPR패널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LG전자를 제외하고 스카이워스, 하이얼, 창홍 등 중국의 6대 액정표시장치(LCD) TV사와 미국의 비지오, 필립스, 도시바다. 중국의 업체들과 비지오는 저가 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고 도시바도 FPR 3D TV를 생산하기는 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소형 TV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널 비용만 보자면 필름을 부착해야 하는 FPR의 제작비가 더 높을 수 있지만 안경의 단가 때문에 최종 제품의 가격은 SG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며 "아직은 초기라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SG는 고가, FPR는 저가로 시장이 양분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