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미FTA의 미국 의회 비준으로 발효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크라이슬러코리아가 가격 인하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FTA 체결로 한국과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기대감이 높지만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비준에 따른 직접적인 이익을 체감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가 미국 브랜드지만 주력모델을 미국이 아닌 캐나다 공장에서 들여오는 만큼 FTA 효과를 누리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FTA가 발효되면 2016년부터 미국차에 부과되는 국내 관세율 2.5%가 사라지게 되는데, 캐나다산 제품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판매 주력 모델이 300C인데, 이 모델은 캐나다에서 생산돼 국내에 수입된다"면서 "FTA 체결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세단인 300C는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모델이다. 국내에서 올해 1~9월 300C 판매대수는 853대로, 총 판매대수인 2487대의 34.3%에 달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일단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만큼 큰 고민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캐나다산 제품이라고 해도 한미FTA가 발효된다면 2.5%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직접적인 가격 인하도 중요하지만 미국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른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고객들의 크라이슬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크라이슬러코리아는 내년에는 같은 계열인 이탈리아 피아트의 500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500의 경우 한EU FTA 발효에 따른 관세혜택이 있는 데다 출시 전부터 귀여운 소형차로 알려져 있어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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