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진화를 선언했다. 25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층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모색하는 것. 특히 플랫폼화를 통해 그간 걸림돌로 지적돼 온 수익모델 부재를 타파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카카오(대표 이제범)가 홍대 앞 aA뮤지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개한 서비스는 '플러스친구'와 '카카오링크 2.0'이다. 플러스친구는 관심있는 브랜드나 잡지, 방송, 스타를 친구로 추가하면 관련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일례로 인기 아이돌 슈퍼주니어를 친구로 등록하면 공연이나 팬미팅 소식, 사진 등을 받아볼 수 있고, 해당 지역의 쿠폰 등도 제공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를 겨냥한 카카오링크 2.0은 카카오톡을 게임이나 지도, 음악 등의 앱과 연동해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 카카오톡에 5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위메이트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중인 게임도 카카오링크 2.0을 적용할 예정이다. 게임을 함께 즐기고 싶은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초대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방이 '연결' 버튼을 누르면 앱이 실행된다. 웹페이지로만 연결됐던 카카오톡 1.0을 업그레이드한 서비스로 앱 개발사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오픈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카카오톡은 선발 주자로 다수의 사용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에도 꾸준히 의문이 제기됐던 상황. 카카오톡이 가지고 있는 수익 모델은 KT와 손잡고 제공중인 기프티콘(온라인 쿠폰) 서비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애플 측이 자체 결제 모듈을 탑재하지 않은 앱을 퇴출시키겠다는 강경 방침을 내세우며 비상이 걸렸다. 현재 카카오는 아이폰용 카카오톡에서 휴대폰 결제 기능을 삭제한 상태다.
일단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서 안착시킨 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제범 대표는 "지금은 수익모델이 기프티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여기서 수익을 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수익모델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플러스친구에는 SM엔터테인먼트, 신세계몰, 롯데백화점, 티켓몬스터 등 21개 업체가 협력사로 참여하나 수수료 등 구체적 계약 내용을 밝힐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링크 2.0역시 오픈 API로 운영되는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플랫폼이 제대로 돌아가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향후 협력사들의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톡의 플랫폼화는 수익모델 발굴의 첫 단계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익구조 안착은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등 포털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해답'을 갖고 있는 업체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사용자층을 확보해두면 그걸 바탕으로 뭐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투자한 것"이라며 "플랫폼화 역시 여러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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