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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 아웃도어를 닮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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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캐주얼이 변하고 있다.


일상복으로서 편안함과 멋을 강조하던 캐주얼 브랜드들이 디자인과 기능성을 강화하면서 실용적인 일상복으로 변하고 있는 것. 최근 몇 년 사이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과감한 색상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신하며 급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던 캐주얼 브랜드들이 아웃도어의 강점은 흡수하고 캐주얼의 장점은 살리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가을 세일이 시작된 지난 달 30일 백화점 캐주얼 코너를 찾았다. 매장에는 ‘캐주얼’이라는 단어를 의심 할 만큼 아웃도어와 닮은 옷이 많았다. 방수, 방풍, 초경량 등 기능성이 강화된 의상과 하나의 제품이 조끼, 점퍼, 야상 등으로 활용 가능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이 가득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캐주얼 매장들을 둘러보니 기능성을 강조한 점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평소 가을에는 트렌치코트 스타일을 마네킹에 걸어놓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선영 라코스테 매니저는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캐주얼의 세련되고 화사한 디자인을 극대화하면서도 생활방수, 보온, 초경량 등 아웃도어복을 닮은 기능성 캐주얼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도 기능성과 활용성이 가미된 캐주얼 의상을 선호하고 있었다.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빈폴 매장에서 만난 서종철(36·남)씨는 “아웃도어 제품은 기능성은 뛰어나도 일상생활 속에서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돼 불편하다”며 “쌀쌀한 날씨에 하나의 상품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캐주얼 제품을 찾으러 왔다”고 했다. 서씨 외에도 캐주얼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가벼우면서도 생활방수 등이 되는 기능성 제품을 많이 찾았다.


캐주얼 매장 관계자들은 “이젠 소비자들이 일상복에서도 아웃도어복과 같은 활용성과 기능성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일상복이 갖고 있던 ‘편안함’의 의미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 최소한의 기능성도 갖춘 ‘편안함’으로 바꿔 생각하고 있다”고 트렌드의 변화를 설명했다.


이와 같은 추세에 발맞춰 캐주얼 브랜드들은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빈폴, 폴로, 해지스, 갭 등 캐주얼 브랜드들은 생활방수가 되면서도 자켓처럼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으며, 유니클로와 크로커다일은 아예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실용성을 높인 새로운 캐주얼 라인을 선보였다.


백화점에 입점한 캐주얼 매장에 따르면 방수, 방풍, 초경량 등 기능성 상품은 작년 대비 30% 가까이 늘었다. 조끼나 모자 등이 탈부착되고 내피와 외피가 분리되어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상품은 작년 대비 50% 이상 늘었으며 출시 제품의 70%를 차지했다.


캐주얼 의류의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변화된 니즈(needs)를 충족시켜 소비층의 이탈을 막음과 동시에 최근 급성장한 아웃도어 브랜드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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