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세계경제의 더블딥 위기 속에 기업심리가 급랭하고 있어 내년도 사업계획과 기업투자의 위축이 우려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손경식)는 25일 전국 20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1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BSI)' 보고서를 통해 4분기 전망치는 기준치(100) 이하인 94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2분기 66을 기록한 이래 2년6개월만이다.
지난 3분기 경기실적지수도 79를 기록하면서 3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1분기 이후부터 하향세인 GDP성장률과 궤를 같이 했다.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내 경기가 후퇴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그동안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대기업과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대기업 BSI는 3분기 126에서 94로, 수출기업 BSI는 115에서 99로 뚝 떨어졌다.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BSI도 각각 101에서 94로, 100에서 93으로 하락했다.
지역별 BSI 기상도를 살펴보면, 대경권이 88로 전국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구미공단의 주력산업인 LCD경기 불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도 전국 평균인 94에 못 미치는 93에 그쳤다.
반면 자동차·조선업체가 많은 동남권은 101로 호조세를 보였으며 평창 동계올림픽 수혜를 기대하고 있는 강원권은 100을 기록했다.
4분기에 예상되는 대외불안요인으로 응답기업들은 미국 더블딥위기(63.8%), 유럽 재정위기(35.4%), 중국 긴축정책(23.7%), 중동 정세불안(10.8%)을 차례로 꼽았다. 기업경영애로에 대해서는 수요감소(38.8%), 자금사정 악화(32.9%), 원자재수급 불안(31.0%), 환율불안(25.7%), 노사관계·인력난(17.2%) 등을 꼽았다.
특히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68.0%가 높다고 답했다. 더블딥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클 것(70.3%)으로 전망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현재의 더블딥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국내기업들은 신흥국과 저개발국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정부 역시 기업활력 진작과 내수활성화 등을 통해 국내경제의 생존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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