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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에서 시작된 글로벌 치킨 게임 - 미, 유럽, 중국간의 보호무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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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心-美·유럽·中, 유로존 위기 와중에 패권 노리는 그들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통화전쟁이 무역전쟁으로 번져가고 있다. 유럽의 부채 위기 처리를 둘러싸고 미국, 중국, 유럽 사이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20일(현지 시각) 중국이 닭고기를 비롯한 미국산 가금류에 대해 덤핑관세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19일 주중국 미국대사인 로크는 중국이 불공정 무역관행을 하고 있다면서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즉각 우려의 뜻을 나타내면서 미국과 유럽의 부채 위기가 세계 경제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유럽도 가세했다. EU 무역위원장은 중국의 제도적 장벽이 유럽이 중국의 투자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경고하면서 유럽, 미국, 중국 사이의 무역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무역 마찰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통화 마찰이기도 하다.

현상태를 유지한다면 미국은 더블딥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또다른 유동성 확대조처이지만, 미국 단독으로의 통화정책은 달러화의 약세와 인플레이션으로 돌아온다. 미국이 이를 혼자서 감당할 도리는 없다.


따라서 미국은 지난 2009년 초와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공조, 즉 대규모의 국제적인 유동성 공급 정책 및 경기부양책을 원한다. 만일 중국이 유럽을 지원한다면 유럽이 유동성 완화정책을 취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결국 미국이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거론하는 것은 유동성 국제공조를 겨냥한 중국에 대한 압력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유럽에 대한 압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에 이어 이탈리아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반박 성명에서 ‘정치적 압력’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를 의식한 반발이다.


또 지난 주말 유럽재무장관들이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유럽이 미국의 2008년 경험을 뒤따를 것"이라며 낙관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이같은 국제적 압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경제외교에서 미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세계은행의 졸릭 총재는 유럽과 중국의 결속을 경고했고, 미국의 경제전문가들도 잇따라 중국이 유럽을 지원하면 같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낙관은 유럽에서는 다른 얘기다. 덴마크 중앙은행 총재는 경기부양책 위험성 경고하고 나섰고, 유럽재정안정기금의 확대를 추구하던 슬로베니아 정부는 야당의 반발로 불신임돼, 내각 해산에 들어갔다.


따라서 내년 봄까지는 범유럽차원의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승인은 불가능해졌다. 당초 예정은 이달 말까지였다.


이처럼 대부분의 북구 정부 및 중앙은행들은 반대하고 있지만 숫적으로 우세한 남부 유럽 정권 및 중앙은행들은 ECB 및 유럽차원의 양적완화와 은행구제 조치에 찬성하고 있다. 유럽 내부의 분열이 심각한 것이다.


동시에 유럽은 중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유럽이 중국의 지원을 받기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카렐 드 구크트 EU 무역위원장은 19일 브뤼셀에서 열린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중국의 폐쇄성과 우리의 개방성 사이의 근본적인 불균형은 중국의 투자를 위협으로 보고 우리도 중국의 EU에 대한 투자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외국의 투자가들에 대한 중국의 경제 개방 거부가 유럽정치인들에게 중국의 대 유럽 투자에 대한 제한을 부추기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드 구크트의 이같은 경고는 유럽의 부채 위기가 자금이 부족한 정부들이 중국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귀중한 국가적 자원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중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위안화 환율을 점차적으로 절상하겠다고 밝혔으며,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듯 하지만, 지난 2009년과 같은 대규모 경기확대책은 공식적으로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내년말로 권력 이양이 예정되어 있어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을 시도하기는 어려운 사정이다.


이같은 세계 경제 강대국들의 갈등 속에서 여타 신흥시장은 직, 간접적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로 돌아서면, 신흥시장에 투자된 해외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경기가 침체되면 수출 위주의 신흥시장으로서는 실물경제의 타격을 받는다.


런던 소재 M&G인베스트먼트의 수석 매니저인 마이크 리델은 “달러화의 강세는 신흥시장 외환에 대해 상승포지션이었고 달러화에 대해 매도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신흥시장 채권과 주식은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리델은 유로존의 부채 위기 악화 때문에 달러 강세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요인으로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유동성의 부족과 대출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신흥시장에서의 시스템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 부채 위기를 둘러싸고 금융 미국, 유럽, 중국 사이의 통화 정책 및 무역 정책 충돌은 향후 전세계의 경제 패권을 놓고 벌이는 전초전이다. 향후 세계 경제체제에서 누가 통화 주도권을 갖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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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치킨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도 하필, 닭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공순 기자 cpe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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