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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자동분산...정전사태 막는 똑똑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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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과 녹색기술 결합으로 에너지 '0(제로)'에 도전한다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 지난 15일 전국 곳곳에서 전기가 끊기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은행 업무는 마비됐고, 도심 고층 빌딩의 엘레베이터는 멈춰섰다. 수많은 시민들은 초가을 찜통 더위 속에서 전기가 다시 들어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원인은 '과부하'였다. 전력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았던 것이다. 전력 당국이 지역별로 돌아가며 송전을 중단하지 않았다면 전국이 동시에 정전되는 '토털 블랙아웃(total black outㆍ대정전)' 사태가 빚어질 뻔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여름에도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백화점 등의 실내 온도를 26도 이하로 내리지 못하게 했던 노력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전기는 늘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생각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대규모 정전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실감했을 듯하다.

가정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요구가 거세지만, 지금의 하드웨어로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건축물 부문 에너지 소비는 전체의 24%를 차지한다. 건축물 가운데 주거용 건물의 에너지 소비량은 전체의 54%로 절반이 넘는다. 에너지 절감 주택 건설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다.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갖추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작정하고 나섰다. '세계 최고의 녹색도시ㆍ주택건설로 녹색성장 주도'라는 비전을 내걸고 친환경ㆍ저에너지 주택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LH는 그린홈을 통해 지금보다 에너지를 30% 이상 줄일 수 있는 실용적 친환경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바깥으로 통하는 모든 것을 막고 새롭게 창출해라=지난달 전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친환경 무공해 대회로 치러졌다. 그 중심에는 LH가 있었다. LH가 지어 문을 연 선수촌 아파트 단지에는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설치됐다. 하루 평균 일조시간 3.2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약 154.8㎾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가정용 에어컨 약 97대를 무공해 에너지로 돌릴 수 있는 용량이다.


여기에는 LH의 집중된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바로 에너지 보존형(Passive) 및 에너지 창출형(Active) 기술이다. 에너지 보존형 기술은 열전도ㆍ환기ㆍ일사량 등 열손실 요인을 최대한 줄여 에너지가 집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수비하는 공법이다. 예전 조상들이 문틈으로 새는 바람을 막기 위해 붙이던 문풍지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에 에너지 창출형 기술은 태양광ㆍ지열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건물 자체 소비 전력을 만들어내는 적극적인 공법이다.


LH 관계자는 "LH는 공동주택 등을 지을 때 난방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보존형 기술과 창출형 기술을 곳곳에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LH는 이미 친환경주택 건설 의무화 이전에 충남 연기군 세종시 첫마을에 자발적으로 친환경 주택 건설기준을 적용, 시행했다. 첫마을 시범지구는 22mm 로이복층유리 이중창, 실별 온도 조절장치, 에너지절약 제어시스템, 폐열회수형 환기장치, 자동점멸스위치, 태양광 덕트시스템 등이 설치돼 25%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에는 에너지 보전형 및 창출형 기법을 적절하게 혼용해 에너지 절감률을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5% 이상 끌어 올렸다.


에너지 보존형 기법으로 우선 거실, 침실 등에 외기 노출 면적을 낮추기 위해 창의 발코니턱, 창호폭 등을 줄였다. 단열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로이복층창에 아르곤가스를 주입한 4중유리를 사용했다. 에너지 창출형 기법으로 대기전력차단장치, 일괄소등스위치, 안방침실 LED부분조명 등의 고효율 설비를 설치했다. 특히 세대내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홈 스 마트그리드'를 서울 서초 보금자리지구에 시범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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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그리드로 업그레이드=LH는 보금자리주택 그린홈에 소비자측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모델을 개발, 적용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리드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결합시켜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열린 G8정상회의에서 미래 녹색성장 전략과 IT 인프라 수준을 인정받아 스마트그리드 선도국가로 지정된 상태다.


스마트그리드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시장 규모가 3조에 달하는 등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LH는 이에 대비해 공동주택 소비자에 적합한 기술 개발 및 표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그리드가 도입될 경우 아파트 입주자들은 집집마다 달린 지능형 계량기(스마트미터)를 통해 실시간 요금과 사용데이터를 전송받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전력 사용이 집중되는 때를 억제하는 대신 전기값이 싸지는 심야 등에 남아도는 전기를 이용, 충전토록해 가전ㆍ조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한국형 스마트 그린홈은 도시와 신축 공동주택에 적용할 경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해외 수출도 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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