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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미국 금융업계 채용시장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1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8월 미국의 신규고용 창출이 제로(0)를 기록한 가운데 금융산업계에는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금융부문에서 해고된 직원들은 대부분 그 이듬해 채용됐지만 요즘은 그런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장기실업자가 되거나 전직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달 22일 보도한 ‘월가를 떠난 이후의 삶:전직 은행원이 답한다’라는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금융산업 종사자는 760만 명을 넘지만 1999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산업 종사 인력은 정점에 도달했던 2006년 말 835만 명에 비해 9%나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금융업 종사자는 월가에 부는 감원바람 탓에 더욱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산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체 인력 28만명의 1%에 가까운 3500명을 감원키로 했는데 감원규모는 최대 1만 명까지 늘 수 있을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모건스탠리, 크레디스위스, UBS,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은행들은 경기침체로 매출이 증가하지 않자 비용절감으로 전략을 바꿔 최근 몇 달 사이에 5만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업계는 수익을 더 내기 위해 텔러에서부터 채권트레이더에 이르는 일자리를 컴퓨터로 대체하고 있고, 금융업계 종사자들도 감원에 대비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금융전문 토니 플래트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금융업의 장기미래는 전통의 오프라인 거래에 있지 않다”면서 “그것이 바로 감원 리스크가 가장 큰 분야”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벼락경기와 불경기(붐- 버스트) 사이클때와 달리 금융업계는 더 이상 채용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하고 현재 월가 법률회사인 화이트앤체이스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어니스트 파트리키스는 로이터통신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중개회사(brokerage firm)들은 5000명을 해고하면 그 이듬해 5000명을 채용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런 일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의 채용시장은 한마디로 얼어붙었다.로이터통신은 2006년 해고된 인력들중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실업자로 남아 있으며, 구직활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금융서비스분야의 실업률은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6.7%로 전체 실업률(8월 9.1%)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전에 비하면 두배 이상이나 높은 수준이다.


구직컨설팅회사인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의 존 챌린저 대표는 “금융은 이번 경기침체의 폭풍과 그 여파의 중심에 있다”면서 “ 금융업 종사자들은 재빨리 시스템에 다시 흡수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결코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고 전했다.


메릴린치 애널리스트, 헤지펀드 직원, 은행직원과 증권사나 투자회사 트레이더들은 과거에는 1년이나 2년 전이면 코방귀나 뀌었을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부엌용품 등의 판매원으로 전직하고 일부는 창업해 꽤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챌린저대표는 금융업 감원과 전직 등에 대해 “10년전 닷컴 버블이 터진뒤 IT업계의 재능있고 고학력의 똑똑한 사람들이 새롭고 흥미로운 분야로 진출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 “인재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는 경제를 갖는다는 것은 이 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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