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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급감 탓에 브렌트유 위상 흔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4초

국제 원유 표준가격 자격 논란..바스켓 포함 유종 늘어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생산량 급감으로 북해산 브렌트유가 국제 표준 원유가로서 자격에 대한 의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렌트유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는 몇 해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별로 주목을 받지 못 했다. 하지만 최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보다 급격히 높아지면서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 차는 역대 최대인 26달러 이상으로 벌어졌다. 2년 전만 해도 통상 브렌트유 가격은 WTI보다 2달러 가량 낮았다. 이로 인해 최근 델타항공이 비싼 브렌트유 대신 WTI를 이용하는 등 시장에서 브렌트유가 배제되면서 브렌트유 위상에 대한 문제가 현안으로 등장했다.

옥스포드 에너지연구소의 바삼 파투스는 "브렌트유와 관련해 주된 문제는 오랜 세월에 걸친 생산량 감소"라며 "특히 최근 북해 유전 공급 중단으로 인해 생산 감소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북해의 원유 생산량은 1990년 380만배럴에서 2000년까지 630만배럴로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350만배럴을 기록해 생산량이 20년 전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북해 원유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어 2020년에는 240만배럴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렌트유 생산량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5년 전 브렌트유 생산량은 160만배럴이었으나 최근에는 87만5000배럴로 줄었다.


사실 브렌트유는 단일 유종이 아니라 몇개 유종이 바스켓 형태로 합쳐진 것이다. 생산량이 줄어들자 1990년 브렌트유에 니니안(Ninian) 유종을 포함시켜 소위 브렌트 블렌드(Brent blend)가 만들어졌다. 이어 2002년 7월 브렌트유 가격 결정기관인 프랫츠는 포르티스(Forties)와 오스버그(Oseberg) 유종을 포함시켰고 2007년 6월에는 에코피스크(Ekofisk) 유종을 더해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현재 BFOE로 알려진 브렌트유 표준 가격이 완성됐다.


따라서 이번에도 생산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바스켓에 포함되는 유종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랫츠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프랫츠가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브렌트유 하루 생산량이 50만배럴을 밑돌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에 프랫츠가 하나 이상의 유종을 BFOE 바스켓에 포함시키는 것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유종으로 스타트표르드(Statfjord)가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나아가 2015년 무렵에서는 플랫츠가 북해 외의 지역, 서부나 북부 아프리카, 중앙 아시아의 유종을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랫츠는 생산량 감소에 대응 방안으로 브렌트유 가격을 측정하는 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제안했다. 플랫츠의 조지 몬테페크 이사는 "측정 기간 증가는 브렌트유 화물의 수를 늘려 결과적으로 표준가격 유동성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곧 업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관련 파생 상품이 모두 현재 측정 기간에 맞춰져 있어 플랫츠가 단독으로 기간을 변경할 경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와 관련된 선물이나 스왑 가격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브렌트유 트레이더는 "프랫츠와 거래소가 동시에 브렌트유 가격 결정 방법을 바꾸지 않는다면 브렌트유 실제 거래 가격과 파생상품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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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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