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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의 '구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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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먹통 원인 구글 트래픽으로 밝혀졌지만 OS 공급업체라 책임 묻기 어려워

LG U+의 '구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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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LG유플러스가 지난 2일 발생한 2세대(2G)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 불통의 원인으로 구글을 지목했다. 그러나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했던 사이트가 구글이었다는 의미로 구글 때문에 데이터 불통이 일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단 1차적 책임을 구글에 전가했지만 스마트폰 운영체제(OS)로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에 최종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는 17일 “2G 이동통신 데이터 서비스 불통 원인을 구글로 확인, 과다한 트래픽 유발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방지 대책 등을 포함한 공식 답변을 구글 측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구글코리아도 관련 내용을 인정했다. 구글코리아는 “당시 다수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무선 데이터망에 접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했다”며 “다만 로컬 서버 네트워크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것 이외의 자세한 정보는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일단 LG유플러스는 구글코리아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기 전까지 책임 소재에 대한 어떤 답변도 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한) 피해보상에 대해 어떤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불통에 대한 보상비용으로 최대 2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처럼 소극적인 것은 '구글과의 법적 공방전'이라는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가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하고 있는 구글인 데다 하반기 이후 전개될 롱텀에볼루션(LTE) 투자와 LTE폰 수급 등 중·장기 전략 마련에 자칫 실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법적 공방을 통해 구글을 자극하기보다는 부담이 되더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경우 LG유플러스로서는 데이터 불통의 원인으로 자사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해야 하는 입장에 빠질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동일한 시간대 SK텔레콤과 KT는 무리 없이 구글의 트래픽 유발을 수용했지만 LG유플러스의 경우 10시간 동안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들 경쟁사와의 기술적 차이를 설명하고 인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200억원 수준의 피해보상 금액은 하반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규모”라며 “특히 주주 입장에서 볼 때 관련 원인을 파악하고도 적절한 법적 조치를 행하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로 여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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