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투자의 대명사' 워런 버핏은 지난 2009년 시가총액 기준 미국 2위 의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440억 달러(약 47조원)로 버크셔 해서웨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버핏이 보여준 숨은 보석찾기 스타일의 인수와 다르다며 무모한 도박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BNSF는 지난해 168억 달러의 매출과 24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달성해 버핏의 눈이 정확했음을 입증했다. 이 같은 실적을 달성한 인물은 버핏의 후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주목받는 매트 로즈(Matt Rose) 최고경영자(CEOㆍ52-사진)다.
로즈 CEO는 최근 텍사스 포트 워스 본사에서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버핏의 신뢰가 정당했음을 입증하는 일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버핏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업 부문을 인수했고,자기가 좋아하는 리더들이 운영하는 사업부문을 사들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즈는 "1980년대 항공산업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다"면서 "그러나 이후 비용절감과 생산성향상,합병 등을 거치면서 돈을 벌고,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한 산업으로 변신했다"고 설명했다.
버핏도 2007년 BNSF,유니언 퍼시픽,노폭크서던 등 3개 철도회사 지분을 매입했을 때 이런 변화를 읽었다.로즈는 "버핏같은 기관 투자자가 아주 긴 장기 포지션을 갖는 것을 보고 철도산업 전체가 이를 반겼다"고 회고했다.
로즈는 BNSF와 같은 1등급 철도회사에서 처음으로 40세의 젊은 나이에 CEO에 오른 전설같은 인물이자 철도 물류업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다. 캔자스주 살리나에서 태어나 미주리주에서 성장했다. 그는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마케팅과 물류를 전공한 뒤 1982년 유니온퍼시픽과 합병된 미주리퍼시픽 철도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최대 트럭운영회사인 슈나이더내셔널에서 근무하다 1993년 벌링턴 노던으로 자리를 옮겼다. 벌링턴 노던은 2년 뒤 산타페 퍼시픽과 합병돼 현재의 BNSF가 됐다.그는 1999년 회장 겸 최고운영자, 2000년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올랐다.
로즈는 2000년대 초 지속성장을 위한 투자에 강박관념처럼 매달렸다. 미국 서부해안 항구와 전세계 운송망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대외 수출이 급증했을 때 그와 BNSF는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이후 로즈 CEO는 지속적인 기업 성장이라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 오너십 아래서도 우리는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즈는 이어 "올해 장기 자산에 35억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할 것"이라면서 "장기 자산이란 25년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철도, 100년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사업 구조"라고 말했다.
유력한 버핏의 후계자 가운데 한 명인 그는 "후계자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하고 싶지 않다"면서 "현재 사업 경영에만 집중하고 싶고 그것이 내가 할 일"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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