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을 임기내 마지막 국정철학으로 제시함에 따라 그 배경과 속뜻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지구 환경 보전과 경제 번영, 성장과 삶의 질 향상, 경제발전과 사회통합, 국가의 발전과 개인의 발전이 함께 가는 새로운 발전체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공생발전'의 의미를 정의했다.
그러면서 "'발전의 양' 못지 않게 '발전의 질'이 중요하다. 기후 변화에도 대응하고 우리 모두의 생존기반도 다지는 발전이 돼야 한다. 격차를 확대하는 발전이 아니라 격차를 줄이는 발전이 돼야 한다.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이 돼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따뜻한 사회가 돼야 한다. 길어진 생애주기 전체에 걸쳐 자신의 행복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공생발전'의 의미와 관련해 "에코시스테믹(Ecosystemic)은 '생태계형'으로 번역해야 적확하지만 국민들에게 전달하기에는 말이 너무 어려워 '공생 발전'으로 의역을 했다"며 "경제와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생존하고 발전하면서 평형과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포용적 성장의 결합 ▲정글에서 숲을 지향 ▲다양성과 개방성 등을 '공생발전'의 핵심내용으로 꼽았다.
우선 "경제적으로 보자면 지속가능한 성장과 포용적 성장이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성장이 정체되거나 중단·후퇴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고용도, 복지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요하다. 또 소득격차, 빈부격차가 커져 양극화가 되면 사회갈등이 생긴다"고 했다.
그는 또 "'정글'에서 '숲'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정글은 약육강식의 법칙을 갖고 있고 숲은 공생공존하면서 생태계를 유지 발전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숲으로서의 사회가 가지는 중심가치는 인간애, 책임, 창의 등이다.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면서 동시에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애정이 강조되는 시기가 됐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수석은 "생태계에서는 근친교배나 순혈주의가 생물의 다양성을 침해하고 생태계를 취약하게 만든다"면서 "다양성을 바탕으로 모든 기회와 가능성이 열려있는 창조적인 배경을 지향한다. 이념대립, 학력차별, 인종차별, 문화차별을 벗어버리고 개방적, 미래지향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생발전'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현실 시장경제가 무한경쟁으로 접어들다보니 승자독식, 탐욕, 비윤리를 만들었고 이것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발전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그렇다고 복지국가 모델로 가자니 글로벌 재정위기를 통해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나고, 양극화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담겨있다.
이에 따라 무한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와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복지국가, 이 두 가지 모델을 보완한 것이 '공생발전' 개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는 깊은 반성과 고민의 결과물인 셈이다.
김 수석은 "(광복절 경축사 키워드로) 2008년 '녹색성장', 2009년 '친서민중도실용'에 이어 지난해에는 '공정사회'를 말하면서 하부구조로 '동반성장'을 얘기했는데 이런 대목들과 오늘 밝힌 '공생발전'은 연결고리가 있다"면서 "공생발전은 이명박 정부의 가치가 진화하고 외연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을 조화시키는 공생발전이라고 보면 된다. 자연과 인간, 환경과 성장이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며 "친서민중도실용은 활기찬 시장경제를 육성하는 동시에 시장의 그늘을 걷어내자는 공생발전, 공정사회는 시장의 공정성과 사회적 배려가 함께 가는 공생발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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