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특허경쟁 가열로 비용만 상승시킨다"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구글의 모바일운영체제 ‘안드로이드’가 경쟁업체들로부터 적대적·조직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다.”
구글이 경쟁업체들의 견제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의 최고법무책임자(CLO)를 맡고 있는 데이빗 드러몬드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등 경쟁자들이 함께 뭉쳐 특허권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관련 특허 접근을 막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려는 의도”라고 언급했다.
그는 “구글은 안드로이드의 목줄을 죄려는 시도를 저지할 것이며 안드로이드 OS를 경쟁력있는 선택으로 만들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해 둔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격앙된 반응은 최근 애플·구글·MS 등 IT업계 ‘공룡’업체들 사이에서 특허권을 놓고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확산에 따라 기술 확보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허 전쟁이 가열될수록 특허를 확보하는 비용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최근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이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특허권을 인수하기 위해 구글에 이어 애플, 인텔, 에릭슨 등의 업체가 잇따라 뛰어들었다. 구글은 9억달러를 제시했으나 애플·MS 등 6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45억달러를 제시해 낙찰받으면서 구글을 ‘물’먹였다. 데이터전송 등 모바일 관련 기술특허 1300개를 포함해 약 1만여개의 특허를 출원한 인터디지털을 놓고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체들 간 제소도 치열하다. 6월 노키아는 애플과의 특허권 분쟁에서 이겨 최소 3~5억달러의 특허료를 거둬들이게 됐고 MS는 캐나다 중소IT업체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배해 2억9000만달러의 배상금 지불 판결을 받기도 했다. 삼성과 애플도 특허를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드러몬드 CLO는 “경쟁사들의 이같은 ‘반(反)경쟁’ 전략은 특허 비용을 실제 가치보다 더 부풀릴 뿐”이라면서 특허권 시장의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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