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연구원 보고서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국내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는 강한 반면 구체적인 전략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도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간한 36개국 중소기업 실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향후 사업추진 가운데 새로운 시장개척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이나 독일은 시장개척을 9위나 10위로 답하는 등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은 일로 봤다. 일본(5위), 미국(7위)도 비슷했다.
이 설문은 개별 중소기업이 앞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떤 항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시장개척을 포함해 인재채용, 설비투자, 노동생산성 향상 등 총 13개 항목에 대해 순위를 정하는 식으로 구성된다.
국내 기업들은 시장개척에 대한 의지는 높은 반면 구체적인 실행수단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마케팅이나 유통망을 구성하는 일은 각각 8, 9위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우제현 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지리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지만 전략은 부족한 걸로 조사됐다"며 "이같은 상호연계가 부진할 경우 새로운 시장개척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기업들은 시장개척보다는 소비자층을 세분화해 새로운 타깃을 만드는 일을 최우선순위로 꼽았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나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일도 높은 순위를 보였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국내 기업들이 노동생산성 향상을 6위로 꼽은 반면 EU나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했다. 일본과 미국서도 2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공정을 개발하거나 적용하는 일 역시 국내서는 10위를 기록한 반면 전 세계 각국의 중소기업들은 4위로 꼽아 중요한 사안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세계 6대 회계법인으로 꼽히는 그랜트 손튼 인터내셔널(GTI)의 설문조사결과와 국내 중소기업계 전반적인 현황을 비교하기 위해 작성됐다. GTI는 매해 전세계 36개국 7400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경제환경·금융·인력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현황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연구원이 같은 설문항목으로 21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조사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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