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남미 경제강국인 브라질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반면, 광산 등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크게 늘어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보도에 따르면 상반기 브라질 주식시장은 외국인 투자액이 70%가 빠져나갔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브라질 주식시장에 들어온 해외 투자자본은 28억9000만달러(한화 약 3조4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억4000만달러에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브라질 주식시장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들어 13.5%가 하락했다.
FT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뺀 이유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4월 이후 중앙은행의 관리 목표치 6.5%를 계속해서 웃돌아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20일 12.50%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인플레이션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보다 고정 수익을 제공하는 국채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계 헤지펀드인 알게브리스인베스트먼트의 마시모 마시밀라 파트너는 "국채 수익률이 12~13%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간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에 대한 정부 정책 개입도 주식시장 매력을 떨어뜨렸다고 FT는 분석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의 최대 주주인 브라질 정부는 지난 4월 발레의 로저 아그넬리 CEO를 무리유 페레이라(Murilo Ferreira)로 교체하기로 했다. 당시 시장은 브라질 정부가 발레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였다.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 주가는 지난 3월 이후 19%가 하락했는데 기업 자금 조달과 까다로운 부품 현지조달의무조항과 같은 규제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FT는 설명했다. 대출에 민감한 영향을 보이는 은행주와 건설주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움직임에 하락했다.
달러 헤알 환율은 수직 낙하중이다. 26일(현지시간) 달러-헤알 환율은 1.539헤알을 기록했다. 6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헤알화 환율이 1.5500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브라질 정부가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1999년 초 이래 처음이다. 헤알화 환율은 이달에만 1.49% 하락했고 올해 들어 7.64%가 내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하루 두 차례씩 달러화를 매입하면서 헤알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큰 효과를 발휘 못하고 있다. 달러화 매입이 늘면서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은 지난해 말 2885억7500만달러에서 536억9300만달러 늘어난 3422억6800만 달러를 기록중이다.
외환 전문가들은 1.5500선을 새로운 심리적 지지선으로 설정하면서 헤알 가치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의원 기자 2u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