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뉴욕증시가 글로벌 채무 위기를 꾸역꾸역 넘어가면서 다시 상승 흐름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주에도 정부와 공화당 간의 채무한도 상향조정을 둘러싼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증시의 변동성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로존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합의에 도달하고 미국에서도 채무한도 상향조정을 위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을 달래기 위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지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주택매매 지표도 서프라이즈를 보여줬다.
불안감이 줄어든 투자심리를 감안하면 이번주 뉴욕증시는 추가 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무 변수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어느덧 가까워진 전고점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유로존 정상들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합의 등의 소식을 호재 삼아 지난주 뉴욕증시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는 1.61%, S&P500은 2.19% 올랐다. 나스닥은 애플 주도 하에 2.47% 올랐다.
◆ 거듭되는 채무 상향 실랑이
정부 채무한도 상향조정을 위한 백악관과 공화당의 실랑이가 계속 되고 있다. 지난 22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 간의 채무한도 협상이 결렬됐고 양측은 서로가 결렬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언쟁을 벌였다.
하지만 이내 오바마 대통령은 양당 지도자들을 불러 주말 동안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너 의장은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 시장을 안도시킬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지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월가는 재무부가 경고한 채무한도 상향 조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어떻게든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무한도 상향 조정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언제 어떻게 합의가 이뤄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채무한도 상향조정 논의는 이번주 증시에 부담을 주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정상회의 결과는 유럽이 어떤 식으로든 채무 위기 문제를 처리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뉴욕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애플 400달러 돌파할까
채무가 여전히 변수로 남았다면 어닝시즌은 증시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S&P500 중 143개 기업이 실적을 공개했고 이중 75%가 기대 이상의 순이익을 공개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88억달러의 사상 최악의 분기 손실을 기록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외할 경우 순이익 증가율은 15.2%로 높아진다.
BTIG 그룹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금까지 기업 실적은 예상했던 것보다 나았고 이번주에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주에는 S&P500 중 약 180개 기업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시스(UPS), 아마존닷컴, 포드(이상 26일) 보잉, 다우 케미컬, 비자(이상 27일) 엑슨모빌, 스타벅스(이상 28일) 셰브론(29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PNC 애셋 매니지먼트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다음주까지 2주간 어닝시즌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업실적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만 해 준다면 주가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실적 발표를 통해 월가를 깜짝 놀래켰던 애플 주가가 이번주 400달러를 돌파할 지도 관심거리다. 애플은 지난주에만 8% 가까이 급등하며 393.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 반영된 GDP 부진
지난주 경제지표는 실망보다는 다소나마 희망과 위안을 안겨줬다. 주택매매 지표가 기대 이상의 큰폭 상승을 보이고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역시 월가 예상을 웃돌았다.
이번주 경제지표 중에서는 29일 공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대 주목거리다. 올해 들어 크게 둔화된 성장 모멘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GDP 증강율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에는 1.9%였다. 마켓워치와 브리핑닷컴은 1.6%로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GDP 증가율 둔화는 시장에 이미 상당 부분 재료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톤은 GDP 하락에 대해서는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외부 요인들이 시장을 어지럽히지만 않는다면 펀더멘털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개인소비 증가율은 0.8%로 떨어져 1분기에 2.2%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 5월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7월 소비자신뢰지수, 6월 신규주택매매(이상 26일) 6월 내구재 주문(27일)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7월 시카고 구매관리지수(PMI), 6월 미결주택매매(28일) 등도 발표된다.
27일에는 베이지북도 공개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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