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한국 기업 양강신구에 투자 기대"
[충칭(중국)=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방중 사흘째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6일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당서기를 만나 한ㆍ중관계 발전과 긴밀한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최우선의 정치는 민생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손 대표와 보 당서기의 면담은 10여년 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듯 악수와 함께 서로를 끌어안으면서 시작됐다.
손 대표는 "오래된 친구를 중경에서 다시 만나니 참 반갑다"고 인사했고, 보 당서기는 과거 손 대표와 만났던 시절을 언급하면서 "손 대표가 저를 찾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오셨다"고 환영했다.
보 당서기는 "손 대표와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면담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며 "두 분의 대화는 친구 관계를 넘어서 공동의 이해를 깊게 하는 것이었다. 성공적인 회담에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4일 시 부주석과의 면담 결과를 평가했다.
보 당서기는 이 자리에서 충칭의 양강신구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그는 "중경에 대한 서구의 관심과 외자투자가 상당히 높다"며 "2007년에 10억달러였던 것이 2011년에는 100억달러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노트북이 1년에 2억대 정도 생산하는데 앞으로 중경에서 1억대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중경에 투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보 당서기는 "미래 중국 발전의 중심은 서부에 있고, 서부의 중심은 중경에 있다"며 "특히 중경과 한국은 감정적으로 깊은 유대를 갖고 있다. 한일전쟁 시기에 중경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활발하게 활동했다는 역사적인 인연도 있어 중경과 한국은 더 가까이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오늘 중경 시내를 보니 커다란 성과, 커다란 변화가 눈에 보인다. 또 양강신구와 관련된 계획을 보면서 보 당서기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화답했다.
손 대표는 "중국의 빠른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지역계측, 사회적 격차를 극복하고 민생을 개선하려는 새로운 방향이 보 당서기의 계획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당 대회를 통해 중국이 또 다른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한중관계도 한 층 발전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보 당서기는 이에 대해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한 뒤 "손 대표께서는 젊은 시절에 많은 어려운 일을 겪은 것으로 잘 알고 있다"며 "젊은 시절에 많은 고난을 겪으면 뒤에 더 큰 성취와 더 큰 지식, 더 큰 기쁨이 있다"고 덕담을 건넸다.
손 대표는 또 남북관계와 관련,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 관계만 아니라 한반도 안전을 위해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전쟁 위험을 막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양국의 공동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이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고 한국정부도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적인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며 "이런 환경조성에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보 당서기가 내년 가을에 개최되는 18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미래 지도자인 만큼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이 쇄도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충칭의 부패와의 전쟁과 경제발전과의 관계, 우제창 의원은 소득격차 해소에 대한 정책, 박병석 의원은 중국의 다음단계의 발전 구상을 보 당서기에게 질문했다.
보 당서기는 "부패척결은 집권세력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청렴하면 저절로 위엄이 생기고 공평공정하면 저절로 존경받는다는 말이 있다. 제 생각으로는 영도자가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과 공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소득격차 문제에 대해선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경제발전의 기준이 민생으로 중국 공산당은 지역격차와 양극화 해소에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집권당이 인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것을 항상 적극적으로 조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와 보 당서기와의 면담은 당초 예정됐던 30분을 훌쩍 넘긴 90분간 진행됐다. 손 대표는 "오늘 보 당서기를 오래간만에 만나서 우의를 다시 나누고 깊이 있게 소통한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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