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정부가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상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이번 달 발표할 경제전망에서 전망치를 수정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물가상승률을 3% 수준에서 4.0%로 상향조정했다.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졌고 중동지역 정정불안, 유럽 재정위기, 선진국의 정책기조 전환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대내적으로도 수요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 및 국내 주요 기관 중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대로 잡은 곳은 한은이 거의 유일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2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4.1%로 대폭 올렸으며 삼성경제연구소는 4.1%, 현대경제연구원은 4.0%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8%로 발표했으나 다음 주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1일 "3.8%보다는 상향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4%대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해외 금융기관들의 전망도 4%대에 있다.
IMF는 지난달 17일 한국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4.3%로 발표했다.
또 국제금융센터가 조사한 9개 IB 중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3%대로 전망한 곳은 바클레이스 캐피털(3.6%)과 모건스탠리(3.9%), UBS(3.7%) 등 세 곳에 불과했다.
BOA메릴린치는 4.4%, BNP 파리바는 4.3%, 골드만삭스는 4.2%, 씨티와 도이치뱅크, JP모건은 4.0%로 전망했다.
한은은 경제전망을 수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정부 전망치가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3.9%와 4.0%가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정부의 전망치가 기본적으로는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이 3.9%로 발표를 했지만 정확히 3.9%가 될 것으로 보는 건 아니다"라면서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향후 물가 불안요인으로는 국제유가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고 원자재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특히 유가는 중동의 정세와도 맞물려 있어 이 부분도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물가상승률은 유가나 농산물 등의 부분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상반기보다는 둔화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근원물가에 대해서는 "기조효과가 거의 없는 만큼 지난 4월에 전망했듯이 하반기로 가면 높아질 것이고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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