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D램 4위, 낸드플래시 3위를 기록 중인 미국의 마이크론이 3분기(3~5월)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회계연도가 다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업체들의 2분기(3~6월) 실적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론의 실적이 시장 전반의 부진한 업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 주력제품의 가격도 이달 들어서만 0.1달러 하락하는 등 시장이 바닥을 해매고 있어, 성수기로 개학시즌을 앞둔 7~8월 PC 판매량에 메모리업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3~5월 매출액 21억3900만달러에 영업이익 2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떨어졌으며, 전분기보다는 5% 하락했다. 일본 웨이퍼 제조공장의 매각 대금 5400만달러와 삼성전자에서 받은 특허료 3500만달러,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으로 인한 수익 3200만달러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7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2% 급감했다. 마이크론의 부진과 함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분기(3~6월) 반도체 영업익 전망치도 각각 2조원, 4000억원 안팎으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내려간 상태다.
이와 함께 D램 주력제품이 이달 들어 두 차례 연속 가격이 떨어지는 등 부진한 시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장의 주력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 D램의 6월 하반기 고정거래가격은 이달 상반기(0.98달러)보다 0.06달러 하락한 0.92달러를 기록했다. 6월 들어서만 0.1달러 가격이 떨어졌다. 또 다른 주력제품인 DDR3 2Gb 256Mx8 1066MHz 가격은 1.94달러로, 이달 초(2.06달러)보다 0.12달러 하락했다. 이 제품 가격이 2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개학을 앞둔 7~8월 PC용 D램의 수요가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북미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PC 판매 부진으로 D램 재고 수준이 높아져 판가 하락을 촉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PC용 D램이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보는 시점을 8월로 보고 있다"면서 "얼마나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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