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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설문] 박재완 경제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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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00명의 기업인들은 박재완 경제팀에 밀린 주문을 쏟아냈다. 복수 응답을 허용했지만 뚜렷하게 의견이 모이는 지점은 없었다. 제시된 11개의 과제 가운데 절반 이상인 6개의 항목에 각각 10% 이상 응답자가 몰렸다. 신임 박 장관에게 요구하는 과제가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의미다. 설문에선 '물가 안정(21.6%)'이 시급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ㆍ청년실업 가장 문제

물가는 박 장관이 취임하며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은 부분이기도 하다.


요사이 소비자물가는 5개월째 4%대에 머물러 있다. 물가가 4.7%까지 치솟았던 3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져 전년동월비 상승폭이 5월 4.1%로 줄었지만, 추세적인 상승세는 여전하다. 농산물과 석유류처럼 계절과 수급의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을 빼고 보는 근원물가는 한 달 새 0.5%, 1년 새 3.5% 올랐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0.25%p)을 결정하며 이런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물가에 이어 응답자들이 주요 현안으로 꼽은 문제는 산업은행 민영화 등 '금융 개혁(15.2%)'과 '청년실업 해소 등 고용 창출(14.2%)'이었다.


산은 민영화는 사실상 요원해진 상황.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입찰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만수 회장 취임 뒤 산은은 우리금융 인수를 통해 수신 기반을 넓히고, 자산 구조와 수익성 개선을 함께 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민영화의 전제 조건을 단 번에 충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산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는 정부는 논란 속에 '입찰 불허'로 입장을 정해 앞으로의 상황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고용없는 성장' 시대, 일자리 문제도 영원한 숙제다. 지난 3월 9.5%까지 치솟았던 청년실업률은 4월들어 8.7%로 0.8%포인트 줄었지만, 낙관하긴 일러 보인다. 오름세가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청년실업률이 8%후반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다 청년층 취업자수(383만2000명)도 1년 전보다 7만3000명 줄었기 때문이다. 전체 실업률은 1년 전 보다 0.1%포인트 떨어진 3.7%였다.


◆감세 유지ㆍ가계 빚 해결해야


이번 설문에선 계층간 갈등에 불을 지핀 '감세 및 친(親)시장 기조 유지(12.7%)'를 요구한 응답자들도 많았다. 법인세 인하 여부에 기업들이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찬반을 나눠보니 '감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24%)'는 의견이 '철회해야 한다(17%)'는 의견보다 조금 많았다.


정부는 원안대로 법인ㆍ소득세 최고세율을 낮추자고 주장하지만, 내년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미지수다. '감세 철회로 재원을 마련하면, 반값 등록금도 가능하다'는 야당의 주장 앞에 여당의 당론은 엇갈리고 있다. 상황은 간단치 않다. 약속대로 세금을 내려주자니 '부자감세' 비판이 쏟아질테고, 없던 일로 하자니 정책 일관성이 떨어져 체면을 구길 판이다.


이와 함께 응답자 10명 중 1명은 금리 인상기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 요인으로 부각된 '가계부채 문제 해소(10.8%)'와 '균형재정의 기틀 잡기(10.8%)'를 주문했다.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저축은행 사태 해결(5.9%)'과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3.4%)'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울러 '4대강 사업과 보금자리 주택건설 등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마무리(2.0%)'와 '서민ㆍ취약계층의 복지 문제 해결(2.0%)', '영리 의료법인 허용 등 서비스 선진화(1.4%)'가 필요하다고 본 응답자들도 있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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