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등산중 비를 만나면 낭패다. 옷이 젖은 상태에서 바람을 맞으면 빗물이 강제 증발하며 열을 빼앗아 옷의 외부 온도가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이다.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높은 산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면 저체온증을 일으켜 쓰러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영상의 날씨에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같은 경우 빗물이 전혀 스며들지 않고 겉에서 방울방울 흘러내리는 옷이 있다면 기화열에 의한 저체온증 위험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기체 상태로 배출해 주는 기능이 더해진다면 더더욱 좋다.
이러한 기능을 모두 갖춘 것이 바로 '고어텍스'다. 이 소재는 빗물을 막아 주는 방수성과 땀을 배출해 주는 투습성을 동시에 지녀 등산복과 운동복 등에 주로 사용이 된다.
고어텍스 원단의 핵심은 멤브레인으로 이를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미세한 구멍들이 수없이 뚫려 있다. 이 미세 구멍의 크기에 수수께끼를 푸는 해답이 있다.
멤브레인 미세 구멍의 크기는 수증기 분자보다 700배 정도 크지만 물방울과 비교하면 2만 배가량 작다. 이에 따라 물방울은 통과하지 못하지만 수증기 분자는 쉽게 통과한다.
이런 이유로 빗물은 막아 주지만 몸에서 분비된 땀은 기화가 돼 배출하게 되는 원리다. 또 미세 구멍의 크기가 워낙 작아 수증기 분자조차도 바람처럼 빠르게 통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고어텍스 제품을 세탁할 때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멤브레인의 미세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에는 '히트 테크'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발열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섬유에 포함된 친수기에 물이 흡수되면 열이 발생하고 반대로 열을 가하면 물이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발열 현상을 이용한 것이 발열 소재다.
이밖에도 기능성 섬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해 일일이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전자파를 막아 주는 섬유, 항균 작용을 하는 섬유, 냄새를 잡아 주는 섬유, 아토피를 예방하는 섬유, 치유 기능이 있는 섬유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기능성 섬유들이 개발됐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나일론이인간의 복식문화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듯이 앞으로는 기능성 섬유가 우리의 복식문화를 새롭게 발전시킬 것이 분명하다.(삼성 격월간지 삼성U&I 5~6월호에서 발췌 후 정리)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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