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최근 일부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원인불명의 임신부 폐질환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현재로선 이 질병이 유행성이라 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1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정리해 2일 발표했다.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환자들의 임상 정보, 영상, 조직검사 결과를 감안할 때, 이번 질환은 '급성간질성폐렴'과는 다른 질병"이라는 의견을 모았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이전에 여러 경로로 보고된 적이 있어 전혀 새로운 질환도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감염 등 가족집적성(familial clustering) 논란에 대해선, 폐 이외에 다른 장기로 손상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 조직검사 결과 감염에 의한 손상이 없었다는 점,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 및 면역저하자 등에서 유사한 사례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감염으로 인한 발병 가능성은 없거나 지극히 낮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사에 참여한 고윤석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장)는 "독소나 약물, 개별적인 면역체계 이상 등 병원체 감염을 제외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도 "면밀한 감시시스템을 가동했음에도 4월 이후 유사 사례를 추가로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이 질환이 확산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파악된 10명(2명 퇴원, 2명 사망, 6명 치료 중)의 폐질환 환자 중 9명이 임산부였다는 점에 대해선 "이 질병이 특히 임산부에게만 걸리는 이유를 현재로선 알 수 없기 때문에, 임산부가 특정한 '고위험군'이라고 판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양 센터장은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서울 모 종합병원에서 원인불명의 중증 폐질환을 앓는 8명의 환자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후, 질병관리본부가 5월 31일까지 상급종합병원 44개소에 대해 감시체계를 가동한 결과 유사사례 3건이 추가로 신고 됐다.
3명은 모두 임신부로 현재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1명의 임상소견이 앞선 8명과 유사하지만 최종 검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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