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의원 기자] 독일의 원자력발전소 폐쇄 방침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안이 없고 전기요금만 올릴 뿐이라는 게 주된 반론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집권 기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과 원전 폐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현재 가동중단된 7기의 원자로와 크루에멜 핵발전소는 계속 가동중단하고, 6기는 2021년 말까지, 최신 원자로 3기는 2022년까지만 가동하는 등 원전 17기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현재 17%인 재생에너지비중을 10년안에 두 배 수준인 35%까지 끌어올려 에너지 생산 수급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재생에너지 분야 전환에 성공한 첫 번째 산업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재생에너지 정책으로의 유턴은 큰 도전이지만 독일은 그린기술 선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계는 전기료 상승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원전은 독일 전체 에너지 생산의 22~23%를 담당해왔는데 원전 폐쇄시 발전단가가 비싼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하고 이는 전기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스-피터 카이텔 독일산업연맹(BDI) 회장은 "에너지 가격 인상은 산업계에 경고 신호"라면서 "정부에 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유지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BDI는 독일 정부가 원전을 모두 폐쇄하면 전기료가 30%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원전 운영사인 RWE는 " 정부 결정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다른 원전운영사인 E.ON과 EnBW, 바텐폴 등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 가동 중단 방침에 대해 반발해왔다.
컨설팅업체 프로그노스는 2022년까지 독일의 17개 원전을 모두 폐쇄하면 킬로와트당 9.8센트인 산업용 전력가격이 0.5센트만 오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원전이 집중돼 있는 독일 남부에서는 전기요금이 45%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슐레싱거 프로그노스 이사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요금은 재생에너지 부가세,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화석연료비상승 등으로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원전 건설의 약 절반인 44%를 담당하고 있는 중국은 원전건설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혔지만 2020년까지 원전으로 약 5%의 전력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은 폐기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을 상대로 143기 원자로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중이며 한국은 2030년까지 현재 21기의 원자로의 두 배 수준인 32기로 늘리기로 하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이의원 기자 2u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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