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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생태계 바꿔라]벤처 개인투자자 9년새 23분의1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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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생태계 바꿔라]벤처 개인투자자 9년새 23분의1 '뚝' 연도별 엔젤 건수 및 추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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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가능성 보장 안돼 투자 쉽지 않아
M&A.IPO 등 자금회수전략 마련해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제2의 벤처 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벤처기업이 늘고 있다. 벤처기업 수는 지난해 2만개를 돌파, 현재 2만7000개에 달한다. 이대로 둔다면 벤처 성장은 이뤄지는 것일까. 올 초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판 저커버그가 나올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벤처인들은 냉소를 보냈다. 우리의 벤처 환경은 벤처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벤처인들은 "문제가 많다"며 "벤처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적으로 성장한 벤처산업을 질적 성장으로 이끌기 위한 방안을 알아본다.

◆날개 잃은 천사=엔젤(angel)은 초기 벤처기업에 자금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를 일컫는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벤처기업으로선 가장 절실한 부분이다. 그러나 국내 벤처기업이 엔젤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해를 거듭할수록 엔젤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만8000명이던 엔젤 투자자는 2009년 1243명으로 줄었다. 23분의 1이다. 엔젤 금액도 5493억원에서 346억원으로 고꾸라졌다. 해마다 벤처 수는 늘어나는 반면, 벤처기업을 먹여 살릴 엔젤은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벤처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엔젤 펀딩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대부분 초기에는 스스로 버티다가 나중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후에야 펀딩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젤 같은 개인투자가 아닌 벤처캐피탈 단위의 투자도 초기 벤처에겐 먼 얘기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초기 벤처는 성공 가능성을 점치기 쉽지 않고 훗날 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기 벤처는 설립자가 대출이나 빚을 내 자금을 마련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사업에 실패했을 시 빚을 고스란히 떠안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 아니면 신용불량'인 셈이다. 한 벤처업체 대표는 "한 번 실패로 수십억원의 빚을 지고 두 번 다시 재기하지 못한다는 게 남의 일이 아니다"며 "벤처가 늘고 있지만 이면에는 그림자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엑시트 부재가 원인=업계는 엔젤이 급감하는 가장 큰 이유로 투자금액 회수전략(엑시트) 부재를 꼽는다. 투자 후 출구전략이 막막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보통 벤처 투자가 이뤄지면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 회수가 이뤄진다. 이 중 기업공개는 설립 후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길이다. 엔젤로서는 미래가 불확실한 곳에 장기간 돈을 묵혀놔야 한다는 점에서 내키지 않는 방법이다.


M&A는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 성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M&A 건수가 외국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대 미국의 M&A 비율을 1 대 9로 추정한다. 그만큼 국내 M&A는 성사 건수가 희박하다. M&A든 IPO든 중단기간에 예측 가능한 자금 회수전략이 없다는 점은 엔젤 투자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 A사에 B씨가 엔젤투자를 했다. B씨는 향후 5년 내 M&A를 염두에 뒀지만 A사는 M&A 기회를 만나지 못했다. B씨는 A사가 IPO를 할 때까지 자금을 묵혀둘 수밖에 없게 됐다. IPO시기까지 A사가 유지될 거란 보장도 없고, 정확히 몇 년 후에 IPO를 하리란 구체적 계획도 없다. 투자회수가 불확실한 곳에 최소 10년 이상 돈을 넣어놔야 하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도 "엑시트 방안이 별로 없다는 게 초기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는 이유"라며 "엑시트 전략의 일종으로 프리보드(장외호가중개시장) 시장도 운영 중이지만 활성화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채광 중소기업청 사무관은 "현재 엔젤에 대한 엑시트 시스템이 없어 한 번 투자하면 회수까지 10년씩 걸리니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오는 6월쯤이면 엔젤 관련 종합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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