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29)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크레이지 모드다.
클리블랜드는 19일 현재 26승13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에서도 1위를 달린다. 시즌 개막전 전망에서 지구 4위권에 그쳤던 것과는 달리 5월 중순을 넘기고도 선두를 지킨다. 예상치 못한 클리블랜드의 전반기 상승세에 전문가들은 혀를 내둔다.
클리블랜드는 돈이 곧 성적으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30개 팀 연봉 총액 26위에 그쳐있다. 뉴욕 양키스나 필라델피아 필리스처럼 투타 거물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클리블랜드의 상승세는 더욱 놀랍다.
이해하기 어려운 클리블랜드의 상승세 비결은 뭘까. 모두가 클리블랜드의 원활한 소통을 꼽는다. 클리블랜드는 팀 대표와 단장, 감독은 물론 선수들이 트윈터 계정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팀 전체 구성원들의 소통의 장을 필드 밖까지 처음으로 넓힌 클리블랜드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풀기 어려운 서로간의 오해를 풀면서 이해를 넓히고 자신감을 키운다. 마침 클리블랜드 선수단 대다수가 젊은 선수들이라 이같은 신세대 소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같은 소통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주인공은 매니 액타 감독이다. 액타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소문난 소통의 달인으로 온오프라인에서 격의없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선수와의 소통은 물론 팀 기록 담당자와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순 문제를 상의하는 등 관심과 열정을 토대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액타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0년과 달리 선수단을 제대로 파악해 자신의 용병술을 극대화하고 있고 선수단은 지난해 감독을 궁금해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해하고 믿고 따르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69승93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문 바 있다.
활발한 소통과 팀 성적 상승세는 팬들의 마음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관중 동원 꼴찌(1만7435명)를 기록했던 클리블랜드는 시카고나 보스턴처럼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다. 194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비운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팀 전성기이던 지난 1995년 6월부터 2001년 4월까지 홈 455경기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는 등 지역 팬들의 야구 충성도가 높다.
그러나 구장과 집 가운데 하나에만 올인하는 특성을 지닌 지역팬들이 최근 들어 애써 키운 스타 선수들을 내보내고 더불어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팀을 보면서 구장을 찾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클리블랜드 도시 인구가 17%나 감소하고 리그 우승을 차지한 1997년 당시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중 클리블랜드에 기반을 둔 4개 회사들이 뿔뿔이 떠나면서 팬들의 관심과 충성도 마저 하락했다.
클리블랜드는 올해도 홈 경기 당 평균 1만5647명으로 최하위에 그쳐있다. 이 부문 선두인 필라델피아(4만5455명)에 절반도 못미친다. 승률 1위 팀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보잘 것 없는 수치다. 그러나 팀 내 주포인 트래비스 해프너의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던 지난 1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개막전 이후 가장 많은 3만3774명이 구장을 찾으면서 활기가 돋고 있다.
팬들과도 대화의 장을 오픈하며 거리감을 좁히고 덩달아 성적까지 올리면서 관중 동원력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마침 클리블랜드의 홈구장 밖 거리에는 선수들의 웃는 얼굴과 팬들과 정겹게 악수하는 모습의 깃발이 걸려 있는 등 '팬 프렌드리' 프로모션도 한창이다.
클리블랜드가 팀 스포츠에서 서로간의 이해를 돕는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지 일깨워주고 있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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