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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가는 은퇴시장, 월 분배형 펀드가 뜬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6초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은퇴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월지급식 펀드가 각광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團塊) 세대의 은퇴와 함께 빠르게 성장했던 전례가 있어 은퇴 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내 월지급식 펀드의 순자산은 연초 1839억원에서 4569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07년 칸서스자산운용에서 최초로 월지급식 펀드를 출시한 뒤 3개에 불과했던 펀드 수도 지난해 6개, 올해 5개가 출시되며 급격히 늘었다. 블랙록자산운용도 이달 중 월지급식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타 운용사들도 후속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시장은 빠르게 팽창할 전망이다.

이들 펀드의 인기는 국내 투자 문화가 의미 있는 변화를 겪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지급식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09~5.01%로 국내주식형의 평균인 6.65%에도 못 미친다. 대부분 보수적인 투자처인 절대수익추구형이나 채권형 혹은 채권혼합형인 탓이다. 그럼에도 월지급식 펀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자산을 지키며 일정 부분 소득을 원하는 은퇴자의 수요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를 대비하는 투자문화의 변화는 자산운용 시장 밖에서도 이미 발생하고 있다. 2009년 말 3만6000명에 불과하던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는 올 2월 기준으로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집을 바탕으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자도 지난 3월 한 달간 284건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월중 가입 최고치를 경신했다. 목돈을 연금으로 바로 전환해 주는 즉시연금 가입자도 지난해 상반기에만 70% 급증하며 은퇴시장의 강한 수요를 반영했다.

월지급식 펀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근거는 일본 자산운용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투신협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월분배형 펀드의 순자산총액은 35조5133억엔으로 전체 순자산 65조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순증 상위 30개 펀드 모두가 모두 월분배형 펀드였고 올 들어서도 월별 증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 역시 1997년 펀드가 최초로 출시된 이후 단카이 세대가 은퇴를 시작했던 2003년 이후부터 성장을 시작했다. 최근 일반채권에서 해외채권, 통화형으로 투자처를 옮겨 리스크를 높이고 분배금액을 늘리려는 시도는 우리 시장에서 나타는 변화와도 유사한 형태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동엽 미래에셋증권 은퇴교육센터장은 "지난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시작과 함께 적립하는 투자에서 인출하는 투자로 수요가 점차 이동하고 있다"며 "적립식과 함께 월지급식 펀드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영역인 것은 분명하지만 운용 기간이 아직은 짧은 상태"라며 "지금 수준의 저금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장기 임대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고착화된다면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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