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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전셋값 주춤…전세난 불씨는 여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4초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서울·수도권 전세시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전세 수요도 뜸하고 가격 상승세도 둔해졌다.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이 떨어진 단지도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지난 겨울을 강타한 전세난이 해소된 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침체가 여전한 상태여서 언제든 전셋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집값 안정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와 전세 물량 부족 등 불안 요인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요즘 전세시장이 주춤한 것은 그동안 가격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측면이 강하다"며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방학 및 가을 이사철에 전세난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셋값 폭등의 불씨가 잠복해 있는 만큼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라면 서둘러 전세 물건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셋값 상승세 주춤=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0.27% 올랐으나, 3월(1.24%)에 비해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서울지역만 놓고 보면 지난달 아파트 전셋값은 0.1% 내렸다. 지난해 7월(-0.05%) 이후 9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공개된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도 계약일 기준으로 1월 8709건, 2월 8048건, 3월 5377건, 4월 2409건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처럼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수요가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새 학기 이사 수요가 정리된 데다 전셋값이 더 뛸 것으로 우려해 미리 계약한 세입자들이 많았던 탓에 정작 봄 이사철에 전세 수요자가 적어졌다는 게 현장의 얘기다. 서울 성산동 아이파크공인 관계자는 "통상 5~6월까지는 전세를 찾는 신혼부부 고객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미리 전셋집을 구해버려 요즘은 물건도 별로 없고 거래도 뜸하다"고 전했다. 고양시 풍동 D공인 관계자는 “전세 만기가 된 세입자 대부분이 수천만원 오른 가격에 재계약하는 바람에 물건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안한 전세시장=하지만 전세대란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급 물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을 이사철 등 수요가 증가하면 바로 전세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8만9000여가구다. 이는 지난해 입주 물량(16만9000여가구)의 절반에 불과하다.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업체들이 아파트 공급을 줄인 결과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서울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도 전세시장의 불안 요소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모두 33곳으로, 이중 절반 가량이 올해 하반기에 이주할 예정이다. 예상 가구 수만 2만4000여채에 이른다.


정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전세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세 보증금으로는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자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전세 수요가 월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며 "월세가 늘어날수록 전세난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사를 준비하는 신혼부부와 직장인은 물론 전세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들은 미리 비수기인 5~6월에 전세물건 찾기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전세 물건이 많이 나오는 대규모 신규 입주 단지, 입주 2년차 단지를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외에 다른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같은 크기의 주택형이라도 단독·다세대주택은 일반적으로 아파트에 비해 전셋값이 싼 편이다. 특히 신축 주택의 경우 아파트 못지 않게 보안시설 등이 잘 갖춰져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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