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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오늘 연찬회..주류-비주류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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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블랙홀이 열렸다. 4.27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한 후 구심점을 잃은 한나라당이 2일 의원 연찬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7.28 재보선 직후 개최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연찬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악화된 민심 수습 방안과 이를 위한 당정청 개혁 과제 등 백가쟁명식 해법이 범람했다. 특히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오는 6일 치러지는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싼 주류와 비주류간 치열한 세대결도 펼쳐졌다.


◆박근혜 역할론 VS 또 흔들기냐 = 이번 연찬회에서 주목할 점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역할론이다. 수도권 소장파와 일부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 전 대표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실제 조선일보가 2일 보도한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 81명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75%가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설문에 응한 63명 중 22명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답변했고, 25명은 당 대표 등이 어려울 때 선대위원장이나 당 쇄신 관련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연찬회에선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계파수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대권주자가 당 전면에 나서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김용택 의원은 "총선 전에 대권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하자"고 말했고, 신지호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대로 당을 운영하지 못하는 것은 실질적인 힘을 가진 분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년 반 전에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분이 최고위에서 사퇴하는 규정을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에선 비대위 구성 등 당직 개편에서 계파 안배를 주장했지만, 박 전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한 친박계 초선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설 때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권주자인)박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려면 당헌·당규를 고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온갖 시비를 걸 것이 아니냐"며 "쓰나미가 지나고 나면(당이 안정된 이후) 또 박 전 대표에 대한 흔들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선 선거 패에 대한 자숙론도 나왔다. 고승덕 의원은 이날 연찬회 직전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자기만 살려고 아우성 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길이다. 계파와 지역을 떠나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당 의원들이 합심해 선거에서 몸을 던져 뛰었는지 따지자면 부족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류의 청와대 인사권 장악에 대한 견제구도 나왔다. 이들은 '영포라인' 논란을 일으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용태 의원은 "청와대 개편시 특정인맥을 배제하고 새 판을 짜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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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양치기 소년되나? = 연찬회 앞서 의원들은 이날 분출되는 '쇄신론'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동안 선거 패배 때마다 인적 쇄신을 비롯한 당정청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요구가 빗발쳤지만, 뚜렷한 대책을 마련한지 못한 채 계파간 절충점이 마련되면서 봉합돼 왔기 때문이다.


당내 개혁성향 의원모임인 민본21 등 수도권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 전환과 당정청 인적 개편 등 쇄신론이 줄기차기 요구돼 왔지만, 실제 전당대회나 세대결에 있어선 계파간 줄서기가 재연되는 등 쇄신론은 '찻 잣 속 미풍'에 그쳤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연찬회 분위기를 보고 발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매번 선거 직후엔 이런 자리가 마련됐지만 제대로 개혁된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진지한 자리인지 보고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정옥임 의원은 "그동안 초선이어서 잘 몰랐는데, 문제를 제기하려면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한다"면서 "오늘 연찬회에서 대안 제시가 이루어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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