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작년 말 시한이 만료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을 재입법해서 부실징후기업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6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정책 건의서'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대한상의는 건의문에서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유가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부도업체 수가 증가하는 등 위기재발이 우려된다"면서 "신속한 구조조정 지원을 통한 부실징후기업의 경영정상화로 부실 확산을 막고 경제 전체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작년 12월 결산법인 중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이 33%,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금융비용)이 1미만인 기업이 29%에 달한다"면서 "이들 지표가 3년 연속 마이너스와 1미만을 기록하는 경우 부실징후를 상세평가하는 현행 신용평가기준에 따라 향후 상당수의 구조조정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촉법 외의 구조조정 수단인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신청을 통한 회생절차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대한상의는 "이런 절차를 통한 구조조정은 기촉법에 비해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기촉법의 경우 채권단 75%의 동의만으로 워크아웃을 추진할 수 있는 반면 자율협약에 의한 워크아웃은 모든 채권금융기관의 동의가 필요해 추진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제2금융권의 신용공여액 비율도 약 30% 수준으로 크게 높아져 채권금융기관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어 상의는 "법정관리의 경우 구조조정 절차에 채권금융기관 뿐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하고 모든 채권도 동결된다"면서 "이런 이유들로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상적 기업활동이 불가능해져 부실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기촉법의 경우 채권금융기관 보유채권만 조정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상의는 이런 장점들 때문에 그동안 기촉법이 국내 기업들의 원활한 구조조정 추진에 큰 역할을 했고, 실제 이 법을 통해 워크아웃을 추진한 기업들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근 상의 상근부회장은 "12월 결산법인들이 3월말까지 재무제표를 공시하면 채권금융기관들이 신용평가 후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건설경기와 지방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에 조속히 기촉법을 재입법해 기업들의 효율적 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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