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휴대폰 한대당 금 0.024g, 은 0.62g, 구리 7.62g, 파라듐 0.01g, 코발트 0.04g
-폐휴대폰으로 유의미한 유가금속 얻을 수 있음..도시광산업의 가치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휴대폰 한대당 폐기처분 과정에서 3000원 수익 발생
-통신 3사, 위탁 혹은 자회사 통해 폐기처분 운영
-연간 스마트폰 가입자수 1000만명 고려시 폐휴대폰 수거 통해 321억원 수익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스마트폰으로 갈아타기 위해 헐값에 처분했던 '중고폰', 장롱속에 파묻혀 빛을 못보는 '장롱폰'. 도시광산업으로서의 이들 폐휴대폰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도시광산업은 1980년대 일본에서 시작된 자원 재활용 산업의 일종으로 가전제품 등 도시에서 대량으로 배출되는 폐기물로부터 유가금속을 추출해 활용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스마트폰 도입 후 1년여만에 1000만대를 돌파한 통신 3사의 올해 예상 스마트폰 누적 가입대수만 2000만대다. 스마트폰 가입자에 국한한 올해 폐휴대폰 양산 물량만 이론상으로 10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다. KT가 최근 2세대(2G)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하면서 밝힌 스마트폰 무료 제공 계획도 112만여대의 폐휴대폰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수거해 폐기처분하는 폐휴대폰 한 대에서 추출되는 유가금속은 금 0.024g, 은 0.62g, 구리 7.62g, 파라듐 0.01g, 코발트 0.04g 등이다. 해당 유가금속은 통신사가 위탁한 폐기물 처리 전문업체에서 별도의 추출 과정을 거쳐 얻어진다.
국제시세를 고려, 추출된 유가금속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휴대폰 1대당 3217원 수준이다. 금이 1378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구리(1305원), 은(907원), 파라듐(319원), 코발트(1.8원) 순이다. 올해 예상되는 스마트폰 증가 물량인 1000만대가 모두 통신사를 통해 수거될 경우 유가금속으로만 321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폐휴대폰에서 추출되는 금은 같은 부피의 일반 금광석에서 추출 가능한 금보다 70배나 많다. 도시광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한 휴대폰 폐기업체 관계자는 “폐휴대폰을 통신사로부터 사들여 금, 은, 구리 등 가치있는 금속을 추출해 수익성을 누리고 있다”며 “다만 최근 생산되는 휴대폰 단말기는 소형화, 단순화, 도금기술 향상, 대체원료 사용 등으로 유가금속 추출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폐휴대폰 처리는 통신 3사의 또 다른 수익이다. 연간 50만대 수준의 폐휴대폰을 폐기 처분하는 KT의 경우 모비션이라는 출자회사(지분율 19%)를 통해 관련 수익을 사실상 내부화하고 있다. KT는 폐기처분과 함께 중고 휴대전화로 재이용이 가능한 이른바 '임대폰' 재생 과정도 모비션에게 모두 위탁하며 이때 발생하는 위탁수수료와 폐기처분시 발생하는 수익을 상계(相計)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모비션의 총자산은 39억2900만원, 당기순이익은 73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009년 모비션은 총자산 규모 31억2800만원에 1억8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폐휴대폰 처리 업무를 폐기처리 전문업체에 전적으로 위탁한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는 대당 평균 2000원을 받아 잡수익으로 처리하며 SK텔레콤도 대당 1500~2000원 수준의 수익을 받고 폐기처리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75만대)과 LG유플러스(25만대)의 연간 폐기처분 폐휴대폰 대수를 고려할 때 폐기처분 과정에서 20억원 수준의 잡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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