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 15일 오전 아시아미디어타워 10층 아시아경제 편집국. '또각또각' 패턴이 화려한 최신 유행 스타킹에 7cm는 족히 돼보이는 하이힐을 신고 이인실 청장이 나타났다. 군살없이 늘씬한 몸매에 파마기 없이 둥글린 단발머리. 뒤에서 보면 영락없는 20대다.
휴대용 디지털 기기 활용도도 젊은이 못잖다. 필수품은 스마트폰과 '갤탭(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 탭)'. 이 청장이 한 쪽 눈을 찡긋 감으며 말했다. "서울-대전을 정신없이 오가니까 신문은 갤탭으로 봐요. 난 스마트폰, 갤탭 없으면 못 살아."
깨어있는 감성, 젊은 감각은 통계자료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청장이 취임한 2009년 5월 이후 통계청에선 부쩍 '이야기가 있는 자료'를 자주 내놓는다. '통계로 본 G20 국가 속의 한국' '국가통계에서 찾아낸 폴리슈머 6'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 시절에도 그는 인기 교수였다. 딱딱한 경제학 시간, '하품방지'를 위해 최신 유행개그와 따끈따끈한 연예계 소식을 강의에 버무렸다. 그의 강의는 수강신청이 시작되기 무섭게 마감됐다.
그러면서도 공사구별엔 예외가 없다. "마이 아킬레스 선(son·아들)"이라며 애지중지하는 아들은 그 흔한 '빽' 한 번 써볼 생각 안하고 강원도 전방부대에 보냈다. 금지옥엽 딸의 결혼식은 지난해 통계청 직원들도 모르게 치러 지인들의 원성을 샀다. 다들 '할머니'라는 호칭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요사이엔 지난 1월에 태어난 손녀딸 사진 들여다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는 통계의 고도화, 통계청의 세계화를 위해 뛸 생각이다. 국가통계 전문가를 키울 '국가통계대학원' 개원도 소망해본다.
이 청장은 강조했다. "39개 중앙부처·기관을 대상으로 통계책임관(CSO) 회의를 열면 내공이 깊을 수록 통계에 대한 열의와 이해가 높아요. 국가 정책의 수준을 높이려면 통계와 정책의 연계성을 높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국가통계 전문가를 키울 대학원이 생기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요. 통계는 음악, 미술같은 만국공용어입니다. 장사에 성공하려면 유동인구와 주변시설을 먼저 잘 파악해야 하는 것처럼 좋은 정책을 하려면 좋은 통계를 만드는 게 우선이지요. 개발도상국을 돕는 일도 마찬가지에요. 어디에 어떤 인프라가 필요한지, 삶의 질은 어떤지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맞춤형 지원이 가능합니다."
▲1956년 서울 출생 ▲경기여고,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미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1992년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조사팀장 ▲1999년~2000년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조세연구실장,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 ▲2002년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2003년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 ▲2004년 한국여성경제학회 회장 ▲2006년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2009년 5월~ 통계청장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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